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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의 억대 연봉

권순택 논설위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농협중앙회 정규직 직원 연봉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소속 의원마다 농협중앙회 직원의 억대 연봉 문제 등을 잇달아 제기하면서 농협의 존립 목적을 거론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정규직 2023명 중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직원은 839명으로 29.4%에 달했다. 직원 3명 중 한 명 정도가 억대 연봉자인 셈이다. 농협중앙회 억대 연봉자는 지난 2015년 381명으로 전체 직원 대비 11%에 그쳤지만 5년 새 2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농협중앙회의 현금수지 적자는 지난 2017년 4148억 원에서 2019년 5098억 원으로 더 악화됐다. 농협중앙회는 적자 폭을 메꾸기 위해 매년 농업금융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차입해오고 있는데 차입금 규모가 지난 2017년 12조4000억 원에서 2019년 13조4000억 원으로 1조 원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른 이자 비용도 2017년 3169억 원에서 2019년 3343억 원으로 늘어났다.

농협중앙회의 현금수지 적자에도 직원의 평균 임금은 9148만 원에 달한다. 여기에 직원의 성과급 지급액도 계속 늘어나 지난 2015년 1인당 400만 원 수준에서 지난해 800만 원 수준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지난달 농협중앙회 창립기념일에는 직원들에게 540억 원이 넘는 지원금과 기념품을 지급했다. 지난해까지는 1인당 100만 원대를 지급했지만 올해는 곱절을 올려 200만 원 상당을 지급했다.

농협의 주체인 농민 조합원들은 올해 코로나19 사태와 54일간의 최장기 장마, 그리고 잇따른 태풍 여파로 큰 시름에 차 있다. 벼 수확철이지만 일조량 부족과 백수현상 등으로 지난해보다 수확량이 20% 정도 줄어들어 울상이다. 다른 작물들 작황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농가 평균 소득이 4000만 원을 넘어섰지만 실제 농업소득은 1100만 원 수준에 불과하다. 농사지어서는 먹고 살 수 없는 게 농민들이 처한 암울한 현실이다.

그런데도 농협 직원의 억대 연봉과 성과급 창립지원금 등 돈 잔치를 벌이고 있는 현실에 농민 조합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 비애감마저 들게 만든다. 직원을 위한 농협인지, 농민을 위한 농협인지 그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 /권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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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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