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석 논설위원
전주 특례시 지정 무산이 전주-완주 통합과 차기 지방선거의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례시 지정보다 시군 통합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지역사회 일각에서 제기돼 왔고, 특례시 무산에 시도지사들의 반대가 결정적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김윤덕 국회의원에 이어 김승수 전주시장까지 차기 도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인구 100만 이상 특례시 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다음날 김승수 전주시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기 고양·수원·용인시와 경남 창원시 등 4곳의 특례시는 ‘수도권 특례시’이자 ‘국가 불균형 특례시’라고 비판했다. 사실 인구 50만 이상 특례시 지정은 경기도의 반대가 특히 심했다. 인구 50만 이상 전국 16곳의 도시 중 10곳이 포함된 경기도에서는 31개 시군 중 나머지 21개 시군은 ‘비특례시’로 전락해 ‘역차별’받을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결국 수도권 3곳이 특례시가 됐고, 전북은 인구 50만 이상 도청 소재지(전주·청주) 중 광역시와 특례시가 없는 지역으로 남았다.
특례시에 대한 행정적·재정적 특례의 기준과 범위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전주 특례시 지정이 광역시가 없는 전북에 각종 정부 사업과 국가 예산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가 있지만, 전주 특례시 지정이 전북 전체에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설명된 것이 없다.
전주 특례시 지정 무산으로 타 시·도의 초광역권 구상과 맞물린 전주-완주 통합 재추진 목소리가 부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 시장은 인구 50만 이상 도시의 특례권한 부여 조항이 살아있다는 점을 들어 특례시 재추진 의지를 밝혔지만 민간주도의 통합 추진에는 동의하는 입장이다. 전주시가 특례 권한을 받으면 시군 통합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전주-완주 통합은 과거 완주군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전례에 비춰볼 때 무엇보다 완주군민들의 의견이 중요하다. 단순한 시군 통합과 특례시를 목표로 한 시군 통합 등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먼저 설명되고 이해돼야 한다. 그동안 특례시와 시군 통합은 어떤 연관성이 있고 어떤 긍정·부정효과가 있는 것인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특례시 무산에 대해 김승수 시장은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반대하고 방해해서 온 이 결과가 대한민국 전체 균형발전에 과연 도움이 되는 결과인지, 또 만족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시도지사협의회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전주 특례시 무산은 수도권에 뒤처져 있는 지방의 균형발전 기회를 무산시킨 것이란 인식이다. 그는 차기 도지사 선거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으며 가능성을 열어 놨다. 그러나 김 시장 주변에서는 그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전주 특례시 무산이 전북 정치 지형과 행정 구조의 변화를 부를 태풍이 될 지, 찻잔 속 미풍에 그칠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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