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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즐거운 歸去來辭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김용무

▲ 김용무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 김용무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귀거래사> 는 중국의 시인 도연명(陶淵明, 365~427)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로 관직을 버리고 떠나면서 읊은 시로, 노장 사상(老莊思想)의 영향을 받아 전원에서 자연과 함께 지내는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 도연명은 중국 강주 출생으로, 뒤늦게 현의 관리가 되어 십여 년을 봉직했으나 현의 관리를 감찰하는 독우(督郵)에 앞서 독우의 부하에게서 자신을 마중나오도록 연락을 받자, “내가 어찌 오두미(五斗米, ‘쌀 다섯 말’의 뜻으로 얼마 안되는 녹봉을 뜻함) 때문에 허리를 굽히겠느냐(我豈能爲五斗米折腰)”라고 일갈하고 관직를 그만두고 향리로 돌아갔다. 그 직후 남긴 글이 <귀거래사> 이다.

<귀거래사> 는 모두 4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장에는 태생적으로 맞지 않는 관직 생활을 그만두고 귀향하게 된 동기와 상황이 서술되어 있다. 두 번째 장에는 집으로 돌아온 후 비록 비좁은 공간이지만 벼슬살이를 할 때처럼 마음 쓸 일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술도 마시고 정원도 산책하는 등의 생활이 그려져 있다.

세 번째 장은 혼탁한 관직 생활에 다시는 미련을 두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친구들과 정담을 나누고 거문고와 독서를 즐기는 외에, 농사도 지으며 가끔 수레를 타고 산길을 달리거나 배를 저어 깊은 계곡을 찾아가는 등 전원생활에 대한 감흥을 담았다. 마지막 네 번째 장은 짧은 인생의 여정에서 벼슬을 하거나 그만두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어차피 신선이 되지 못할 바에는 가끔 밭에 나가 김매고, 언덕에 올라 크게 노래 부르고, 맑은 물가에 나가 시를 읊는 등 자연에 순응하며 하늘의 뜻에 따라 소박하게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지금까지의 관리 생활은 마음이 형(形=육체)의 역(役=노예)으로 있었던 것을 반성하고, 전원에 마음을 돌리고, 자연과 일체가 되는 생활 속에서만이 진정한 인생의 기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돌아가련다. 전원이 바로 황폐해지려고 하는데 어찌 아니 돌아갈소냐(歸去來兮 田園將蕪 胡不歸)”의 문구로 은둔을 선언했다.

지금의 내 나이 우리나이로 일흔 한 살, 6年 동안의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직분과 직장(사회)생활 40년의 긴 세월을 별다른 대과없이 무사히 마쳤다.

중국의 성현 공자도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라 했다. 사람이 일흔 살을 사는 것은 예로부터 드물었다는 뜻이다. 하물며 나는 또래 친구들보다 거의 10년 이상이나 더 많은 직장생활을 지금까지 했으니 이루 더할 나위없이 행복한 사람이다.

평생동안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헤매다가 이제서야 겨우 제 갈길을 찾아 설레임 과 두려움 속에 새로운 희망을 찾아 나선다.

그 동안 부족한 저와의 인연 속에서 혹시라도 저로 인하여 상처를 받으시거나 서운한 일이 있었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

與風雲讀書三昧 바람따라 구름따라 자연과 벗 삼아 독서삼매경에 빠져서

離分別圓融遂任 분별심을 여의고 원융무애의 경지로 주어진 소임을 다 이루리라.

知足天三生得智 족한 줄 알고 사는 세상 과거·현재·미래 생에 깨달음의 지혜를 얻고

微笑牛步解脫音 염화시중의 미소로 무소의 걸음으로 해탈의 노래를 부르리라. /전북신용보증재단 이사장 김용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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