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입지자의 깜냥

백성일 부사장 주필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친구 간에도 형 같은 사람이 있고 아우 같은 사람이 있다. 이같이 느끼는 것은 그릇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선출직을 하려는 사람은 맘 자세부터가 달라야 한다. 남을 배려하고 아껴주는 따뜻한 가슴을 지닌 사람이어야 한다. 오른손이 한일 왼손 모르게 하듯이 평소 덕을 많이 쌓은 사람이 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게 인격의 문제라서 말처럼 쉽지 않다.

지방선거가 1년 5개월 남았지만 벌써 입지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예전과 달리 낙하산보다는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처럼 고향에서 선후배들과 동고동락하며 역량을 키워온 사람이 유리할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애환을 함께 해오다 보니까 자연히 인지상정의 깊은 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선거가 이성적으로 치러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감성으로 끝난다. 예나 지금이나 그래서 연줄망을 무시 못한다.

입지자 중에는 간혹 함량 미달인 돈키호테형이 있다. 주변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만 잘났다고 여긴 독불장군이 있다. 깜냥이 안돼 애처롭게 여긴데도 이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자신만 똑똑한 사람이라고 의기양양한 사람이 있다. 농촌은 도시와 달리 출마하면 3대까지 집안 내력이 속속 까발려지기 때문에 출마가 쉽지 않다. 장관이 되고 싶어도 인사청문회에서 모든 게 까발려지는 것이 두려워 포기한 경우가 있다.

지사나 시장·군수·도의원·시·군의원의 그릇 크기가 다 다르다. 그릇이 적으면 담고 싶어도 다 담을 수 없는 것처럼 일단 그릇은 커야 된다. 깜냥이 되느냐 안 되느냐는 상식의 문제다.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지만 욕심대로 안된다. 송하진 지사의 3선출마는 기정사실화 됐다. 본인이 3선 출마 하겠다고 입도 뻥끗 안 했지만 상당수가 3선 출마를 할 것으로 본다. 지금 시중에서 도지사 선거를 놓고 설왕설래하지만 대부분이 송지사 이후 선점 효과를 노리기 위한 포석에 불과하다.

국회의원은 현직을 유지한 채 당내 지사후보경선을 치르기 때문에 손해 볼 게 없다. 체급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서 입질을 한다. 자신의 꿈이 원래 지사여서 출사표를 던진다고 김윤덕 의원이 말했지만 다른 재선의원들도 출사표를 던질 것이다. 송 지사의 대항마로 여기기에는 2%가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그 이유는 정치력과 지역발전을 위해 해놓은 업적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김승수 전주시장도 지사 꿈을 꾸지만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한 사람이 많다.

정읍태생에 익산에서 청소년 시절을 보냈고 전주에서 대학 다닌 점을 부각하지만 그릇의 크기가 아직 미치지 못하다는 게 중론이다. 전주시 행정을 인기영합주의로 추진하다 보니까 성과가 별로라며 그의 능력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을 떼어 놓은 당상처럼 여기지만 이는 상식에 어긋난다는 것. 김 시장이 슬로시티를 표방하면서 한옥마을에 트램을 투입하려는 것이나 팔복예술공장을 자랑하지만, 관광객의 발길이 닿지 않고 있다. 팔복동 공단재생사업을 추진한다는 명분하에 호텔을 건립해서 예식장 영업을 하도록 한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한 것과 똑같다.

백성일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핵융합(인공태양) 발전’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