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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주주권행사, 국민행복 지킴이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민연금 주주권행사에 대해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특히 새해 코스피지수가 3,000을 돌파한 데 이어 주총 시즌을 앞두고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에만 1,000여 곳 이상을 투자하고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를 넘어 사회적 관심을 끄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연금 주주권행사에 대해 여러 목소리가 있다. 기업경영에 대한 간섭과 기업 장악을 우려하여 적극적 주주권행사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기업의 불합리한 경영행태에 대해 국민연금이 너무 소극적이어서 공적연금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들이 일부 기업들의 환경, 산업재해, 노동문제 등을 들어 가장 적극적 주주권행사 수단인 ‘주주제안’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국민연금의 역할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위치와 역할은 무엇일까? 국민연금도 시장참여자 중의 하나다. 다른 투자자와 같이 보유지분만큼의 의사표시를 하고 있다.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는 시도에 대해 주주로서 제 목소리를 냄으로써,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가치향상을 통해 장기적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주주로서 당연한 일이다. 더욱이 국민연금은 가입자 및 수급권자인 국민의 재산을 소중히 관리할 의무가 있다. 올바른 주주권행사는 국민의 재산을 지키는 집사(Steward)로서 당연한 의무이기도 하다.

어느 경우에든 국민연금은 기업지배를 목적으로 투자하지 않는다. 일부의 기업지배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 충분한 자금여력에도 불구하고 특정기업의 지분을 크게 늘리지 않는 이유다. 일부는 주주총회에서의 높은 찬성비율을 보고 국민연금을 ‘거수기’라고 비난한다. 또 한편에서는 국민연금 반대안건의 높은 통과비율을 보고 ‘종이호랑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2020년 9월 현재 국민연금이 행사한 3,279개 의결권 중 약 84%가 찬성이었고, 반대한 520건 중 관철된 것은 1.7%에 불과한 것을 보면 외견상 그럴 듯해 보인다.

그러나 이는 국민연금 영향력을 과대평가해 덧씌운 허구 이미지다. 국민연금이 대주주로 보일 경우에도 지배주주가 아닌 사실상 소수주주다. 우리나라 주주총회 안건은 대부분 경영진 제안이다. 지배주주나 특수관계인 지분이 40%를 상회하고, 주총출석률은 평균 70%에도 못 미친다. 이러한 여건에서 안건이 부결되면 오히려 이상하다. 국민연금의 반대가 소수의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소수라도 지배주주와 다른 의견이 있다는 것을 국민연금이 보여주는 것은 의미있다.

기업경영 간섭이나 개입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귀기우릴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도 주주권을 적극 행사해야 한다는데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중요한 것은 ‘주주권행사’ 필요성 여부가 아니라 기업이 신뢰하고 예측가능 하도록 투명하고 공정한 제도를 만드는 일이다. 국민연금은 주주권행사의 원칙과 기준, 절차를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그 결과도 국민들께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또한 정치권이나 정부, 이해관계집단 등 외부압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정부나 공단으로부터 독립된 전문위원회가 주요 의사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오로지 ‘국민이익’의 관점에서 일관된 주주권행사로 국민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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