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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냉장고

선우

무조건 넣어두면

오래 가리라 믿었다

언제 두었는지 모를 온갖 욕심들

곰팡이 꽃을 피워내고

마침내 시들어 가는 동안에도

완전하게 얼린다면 가장 온전하게

머물 것이라 믿었다

무엇이 담겼는지 기억조차 못 한 채

갖가지 욕망들 서로 뒤엉켜

잠들어버렸다

힘껏 문을 열고

살아있는 듯한 그 얼굴들

찬찬히 꺼내 보자

 

켜켜이 쌓여 굳어버린 상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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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가 욕심의 창고구나. 무엇을 들여놓는지도 모르는 채, 얼마나 필요한지도 모르는 채, 일단 이것저것 잔뜩 들여놓았구나. 냉동실을 믿지 말아야 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않게 본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이미 맛이 간 관계들, 최소한의 인연을 지어야 했다. 이미 맺은 인연을 더 잘 가꾸어야 했다. 무작정 맺은 습관적인 관계들로 내 속도 저 냉장고 같았던 것을 반성한다. /김제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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