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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대교

강인석 논설위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다리는 공간을 잇고 사람을 잇는다. 공간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는 일상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일상 곳곳에서 만나는 다리는 저마다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1995년 개봉한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사람을 연결해 준 다리다. 잡지 표지에 게재할 다리 사진을 찍기 위해 매디슨 카운티에 도착한 사진 작가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와 그 곳에 사는 여성 프란체스카(메릴 스트립)의 나흘간의 사랑 얘기다. 짧은 사랑을 평생 가슴에 간직한 채 인생을 바쳐 가족을 지킨 프란체스카의 삶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로즈먼 다리)에 남겨진다.

1981년 개봉한 또 다른 영화 ‘콰이강의 다리’는 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이 영국군 포로들을 동원해 콰이강에 군용 철도가 지나갈 다리를 건설하고 영국군이 다리를 폭파하는 내용이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에 대한 해석은 보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미국 아카데미 작품상·남우주연상·감독상·각색상·촬영상·편집상·음악상을 휩쓸며 명작으로 남았다.

다리는 공간과 사람의 연결을 넘어 건축물 그 자체로도 가치를 갖는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The Golden Gate Bridge), 영국 런던의 타워 브리지 등 세계 각국에는 저마다 그 나라의 랜드마크로 인식되는 다리들이 있다. 다리 고유의 공간 연결 기능을 넘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아름답고 유명한 다리들이 많다. 지난 2006년에는 올림픽대교, 서해대교, 진도대교 등 한국의 다리 시리즈 우표도 제작됐다. 부산은 광안대교와 영도대교, 남항대교 등 각기 다른 건축양식을 가진 7개 해안 교량을 묶어 관광자원화 하는 ‘세븐 브릿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에는 해상 교량 드라이브 명소가 많다. 고흥 팔영대교, 완도 장보고대교, 목포대교, 영광 칠산대교 등에 이어 지난 2019년 4월에는 신안군 압해읍과 암태면을 잇는 7.22㎞의 천사대교가 개통했다. 천사대교는 신안군 6개 섬 지역의 공간 연결을 넘어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전북에서도 명소가 될 다리 건설이 추진돼 왔다. 부안군 변산면~고창군 해리면을 연결하는 길이 7.48㎞의 부창대교다. 다리가 건설되면 62.5㎞에 달하는 통행 거리가 1/8 이상 줄고 통행 시간도 50분 이상 단축된다. 부창대교는 부산~경기 파주를 연결하는 국도 77호선(1239.4㎞)에 포함돼 있지만 17년째 표류중이다. 국도 77호선의 유일한 단절 구간이다. 석양이 지는 서해바다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어 가칭 ‘노을대교’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 9일 노을대교 건설 예정지를 방문한 국민의힘 정운천 국회의원은 “전북 도민들의 17년의 기다림을 이제 끝맺어야 할 때”라고 천명했다. 여야의 합심으로 노을대교 건설이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강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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