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밑 기어가던 벌레
손이 닿자 도르르 둥글어진다
불처럼 뜨거웠다 싶은
지난 삶도 돌아보면
날 선 모서리뿐인데
어찌 알았을까
가던 길 멈추고
둥글어져야 살 수 있다는 걸
모난 세상 공처럼 굴러보는 것이다
불신투성이인
세상을 껴안아 보는 것이다
그 옛날
어머니가 내게 이르시던 말
두고두고 꺼내 보아도
닳아지지 않는 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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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벌레의 존재에 대해서 인식하고 화자의 삶을 통찰하고 각성하게 하는 시다. 생존을 위하여 둥글어져야 살 수 있는 삶을 터득하기까지 우린 수십 년 걸렸다. “불신투성이인” 사람과 사회를 보듬어야 하며 마음에 침묵으로 담아두어야 하는 습성은 인간관계 생존 방식을 성찰하게 한다. 공벌레는 곤충이 아니라 인유적 비유와 마술적 상상력으로 허기를 채워 준다. 모나게 살고 있는 나에게 보내는 몸짓 메시지였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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