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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카카오T와의 전쟁

강인석 논설위원

삽화=권휘원 화백
삽화=권휘원 화백

중개 수수료 12~15%와 결제 수수료 3%에 배달비까지. 민간 배달앱의 수수료 폭리가 지적돼온 배달시장에 공공 배달앱이 등장하면서 소상공인들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군산시가 지난해 3월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개발한 공공 배달앱 ‘배달의 명수’는 출시 1년 만에 가입자 수 12만 명을 돌파하고 주문 건수 42만 건을 달성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가맹점 수도 930여 곳으로 군산시 전체 요식업체 1200여 곳의 80%에 육박한다. 12만 명이 넘는 가입자 수는 군산시 인구 26만7000여명의 45%에 달한다. 배달의 명수는 출시 1년 만에 거래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배달의 민족, 쿠팡 이츠 등 민간 배달앱과 달리 수수료가 없어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크게 줄었고, 지역화폐로 결제가 가능해 시민들의 만족도도 높다.

전국 자치단체의 배달의 명수 벤치마킹도 한창이다. 경기도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공공 배달앱 ‘배달특급’은 4개월 만에 가입자가 19만 명을 넘어서고 누적 거래액도 110억원을 돌파했다. 하루 평균 거래액이 1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군산시와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의 ‘제로배달 유니온’, 강원도의 ‘일단시켜’, 부산 남구의 ‘어디GO’ 등 전국에서 20여개의 공공 배달앱이 서비스 중이거나 출시를 앞두고 있다.

공공앱은 배달에서 택시호출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택시호출 플랫폼 사업의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 카카오T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광주시택시운송사업조합이 지난해 9월 출시한 ‘광주리본택시’앱에는 광주시내 50여개 법인택시 2200여대와 개인택시 350여대가 참여해 카카오T와 경쟁하고 있다. 수원시는 1억원을 들여 개발한 공공 택시앱 ‘수원e택시’를 지난달 15일 출시했는데 법인택시 80%와 개인택시 40%가 가입해 카카오T와의 결전에 돌입했다. 충북에서는 법인·개인택시조합이 충북형 택시호출 플랫폼 ‘리본택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전주시의회에서도 공공 택시앱 개발 필요성이 제기됐다. 김승섭 시의원은 지난 12일 열린 시의회 임시회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카카오T의 과도한 수수료 피해로 부터 택시업계를 보호할 공공 택시앱 개발을 주문했다. 카카오T 블루와 계약할 경우 한 달 총 수입의 3.3%를 수수료로 내야 해 택시업체별로 월 800만원~1000만원, 전주 택시업계 전체로는 연간 7억~8억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고만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과거 공공 영역은 이익이 없어 민간이 참여를 꺼리는 분야에 주로 진출해 왔다. 임대주택 건설과 같은 주거 분야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민간 플랫폼 사업자의 독과점 폐해가 발생하면서 오히려 공공 영역이 민간에 대한 견제에 나서고 있다. 군산 배달의 명수에 이은 전주의 공공 택시앱 출시 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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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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