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선임기자
팝아트는 1950년대 영국에서 먼저 시작되었지만 1960년대 미국 뉴욕을 중심으로 일어난 일련의 운동을 통해 본격적인 흐름을 구축한 미술의 한 경향이다. 파퓰러 아트(Popular Art, 대중예술)의 줄임말 그대로 대중문화(popular culture)와 미술(fine art)이 결합해 탄생한 이 새로운 흐름은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미덕이 되어 대중들의 새로운 욕망을 자극하는 상품 광고가 쏟아져 나오던 시기, 일상 속을 파고든 소비의 영역에 있는 모든 것들을 소재로 삼으면서 관심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등장한지 50여년, 팝아트는 이제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고 소비할 수 있는 미술로서의 경계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새로운 계층의 미술애호가들을 생산해내는데에도 성공해 미술품 경매시장을 이끌고 있다.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클래스 올덴버그, 로버트 인디애너, 에드워드 키엔홀츠 등 같은 시대를 살면서 팝아트의 영역을 확장시켜낸 팝아트의 대표 작가들이 이름을 알린 것도 그 덕분이다.
우리나라에 팝아트를 알린 작가는 역시 앤디 워홀이지만, 그 못지않게 유명해진 작가가 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대중들과도 친숙해진 작품 <행복한 눈물> 의 작가가 그다. 사실 리히텐슈타인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였으나 그의 대표작 <행복한 눈물> 이 삼성의 비자금 사건에 연루되어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널리 알려졌다. 행복한> 행복한>
삼성 그룹의 비자금 의혹이 불거진 것은 2007년, 그 핵심에는 미술품들이 있었다. 특검이 시작되면서 이들 미술품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지만 고가 구입 작품으로 주목 받았던 프랭크 스텔라의 <베틀레헴 병원> (800만 달러)과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715만 달러)은 발견되지 않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들 작품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그 이름이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행복한> 베틀레헴>
최근 삼성가의 이건희 회장 유산 기부가 화제다. 상속세와 함께 의료 인프라 지원금과 미술품 기부를 발표하면서다. 납세의무에 따른 상속세와는 별개로 눈길이 가는 것은 미술품 기부다. 기부될 미술품은 국내외 거장들의 근현대미술품과 국가지정문화재(국보와 보물) 등 2만 3천여 점이나 된다. 삼성 측은 이들 모두가 호암미술관이나 삼성미술관 리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과는 별개로 이 회장의 개인 소장품이라고 밝혔다. 한국 고미술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던 이 회장은 미술에 조예가 깊은 컬렉터로 알려져 있었다.
어찌됐든 삼성가가 사회 환원으로 택한 미술품 기부는 반갑다. 이 기업의 비자금 의혹 핵심에 미술품이 놓여 있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환영받았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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