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일 부사장 주필
전국의 교통망이 남북 간으로 이뤄져 앞으론 고속도로와 철도건설이 동서축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하다. 원래 전북도 동서 간을 잇기 위한 동서고속도로가 군산서 포항까지로 계획돼 있었다. 그러나 전두환 군부독재시절 광주시민을 달랜다는 명분하에 광주와 대구를 잇는 88올림픽고속도로로 선형을 바꿔서 급조했다. 이 바람에 전북은 그때부터 닭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정부가 10년 단위로 국가철도망구축계획을 6월 말까지 수립하는데 그 계획안에 전북이 요구해온 전주~김천 간 동서횡단철도사업이 빠졌다.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행정편의주의적 발상 밖에 안된다. 정부가 그간 줄기차게 내건 국토균형발전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다. 전주~김천 간 철도가 신설되면 포항 울산 부산 물류가 새만금항을 통해 중국으로 쉽게 가 상생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
이처럼 국가SOC건설사업 용역에서 전북이 요구한 계획이 거의 반영 안되었으나 전북정치권은 대권 놀음에만 열중인 채 천하태평이다. 국토교통위가 상임위인 김윤덕 의원(전주 완산갑)은 이 문제에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보다는 당내대권주자인 이재명 지사 쪽에 붙어서 지사 경선에 더 골몰해 있다. 도민들은 다른 자치단체들은 용역안에 빠진 계획안을 어떻게든 반영시키려고 광화문 광장에서 삭발투쟁에 나서는 등 총력을 경주한 반면 전북정치권이 너무 안일하다고 힐난했다.
국회의원 등 선출직들은 그 지역의 민도를 가늠할 수 있다. 대표를 보면 그 지역의 정치적 수준을 알아 차릴 수 있다. 지금 전북이 발전 안되고 뒷걸음질 치는 것은 대표들의 정치력 부족에서 비롯된 게 많다. 일각에서 인기영합주의로 전주시를 이끌어 왔다는 평을 들어온 김승수 전주시장이 2017년 전주시를 아시아문화심장터로 만들어 놓겠다고 한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의심이 간다.
전라감영복원과 팔복예술공장 심지어 선미촌 재생사업을 추진하는 등 문화적 안목을 높혀온 김 시장이 왜 ‘이건희 컬렉션’ 유치전에 뛰어들지 않았는지 의문이 간다. 이건희 회장 부인 홍라희 여사의 고향이 전주라는 사실만 갖고서도 얼마든지 김 시장이 달려들었을 터인데 고개가 갸웃둥해진다. 김 시장은 김완주 지사 시절 삼성의 새만금 투자가 사기극으로 끝난 전후 맥락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어 삼성 측 접근이 용이할 수 있었을 터인데 왜 이 문제를 소홀이 하는지 납득이 안 간다.
문체부가 기증 1년 후인 내년 4월에 이건희 컬렉션을 선보이게 한다고 했기 때문에 아직 시간은 있다. 부인 농지매입사건으로 홍역을 치러서인지 아니면 당 대표 선거에서 밀었던 홍영표 의원이 근소한 표차로 낙선해서인지 김 시장의 행보가 예전 같지 않다. 도지사 여론조사에서 자신을 빼달라고 요청한 것과 권리당원 모집을 일체하지 않은 점에 대해 시민들이 궁금증을 갖고 있어 자신의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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