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택 논설위원
기독교 사학인 전주대학교가 총장 선임을 놓고 내홍이 일고 있다. 대학 내부 구성원들이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선임한 총장 내정자를 비토하면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학교법인 신동아학원은 지난달 27일 전주대 15대 총장으로 홍순직 전주비전대 총장을 선임했다. 재단 측은 홍 총장 선임과 관련해서 “학령인구의 감소와 지역대학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영 마인드로 대학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홍순직 총장 선임 발표에 전주대 단과대 학장단과 교수회 교수노조 직원노조 등 내부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학 내부 구성원의 의견수렴 절차와 홍 총장의 도덕성·비위 문제 등을 거론하며 재단 측에 인사명령 철회와 함께 홍 내정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일부 학교 음해세력의 학교 흔들기란 주장도 나오면서 학교 구성원 간 갈등 조짐도 엿보인다.
홍 총장을 반대하는 교수회와 노조 측에선 성명을 통해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없이 신임 총장을 결정한 것은 대단히 중대한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전주비전대 총장 재임시 회계 부정 문제와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을 제기하며 총장 결격 사유로 꼽았다.
홍순직 총장에 대한 평가는 지역사회에서도 엇갈린다. 지난 2010년 전주비전대 총장으로 부임한 홍 총장은 2014년 교육부의 취업률 평가에서 전국 139개 전문대 중 2위를 차지하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기업 취업반과 전략산업 인재육성반 등 독창적인 커리큘럼 운영과 총장이 직접 기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600여 개 업체와 협약을 통해 하위권을 맴돌던 취업률을 일거에 끌어올렸다.
반면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탄핵 사태를 부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부정적 이미지도 남아있다. 산자부 과장과 삼성관련 기업 임원을 역임한 그는 대통령직인수위 경제2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산자부 산하 무역위원장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전주비전대 총장 재임 중에는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으로 임명되면서 연임 1년 만에 총장직을 그만둬 논란을 빚기도 했다.두 차례 총장을 연임하면서 전주대를 안정적 토대 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은 이호인 총장은 지난 20일 이임하면서 “지금은 위기와 변혁의 시대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주대 구성원과 학교법인이 존립 위기에 처한 대학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선택과 올바른 판단을 했으면 한다. /권순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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