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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의 체급

백성일 부사장 주필

삽화 = 정윤성 기자
삽화 = 정윤성 기자

우리 속담에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는 뜻이다. 요즘 지역정가를 바라다 보면 역겨움이 절로 난다. 아무리 우리 정치판이 막가파식으로 되어간다고 하지만 깜냥도 안된 사람들이 출마한다고 마구 플래카드를 붙여 놓은 걸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상 살아 가는데는 상식이라는 게 있다. 상식은 다수의 건전한 생각을 말한다. 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 것이다. 그걸 무시하고 독불장군같이 돈키호테처럼 처신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너무도 자신을 모르고 철없이 권력욕과 명예욕에 사로잡혀 덤벙대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

지사나 교육감 시장 군수는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다. 의원은 여러사람이 하니까 다소 자질이 부족해도 할 수 있지만 단체장은 최종 결재권자라는 책임감 때문에 아무나 못한다. 예전과 달리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고도의 판단력이 요구 되므로 전문성을 갖춘 혁신적인 사람이 맡아야 한다. 이런 자리에 충분한 경험을 쌓지 않은 사람들이 마구 도전장을 내밀어 걱정스럽다. 유권자가 옥석을 가려 내겠지만 자칫 이런 사람 때문에 선거판이 혼탁해질 우려가 크다.

운동경기만 체급이 있는 게 아니다. 선거판에도 체급이 있다. 도지사 선거에 나설 사람은 어느 수준의 사람이어야 하고 교육감 전주시장 그리고 시장·군수·지방의원 까지도 체급이 있다. 그 사람의 정치적 역량에 따라 단체장 도의원 시·군의원 깜냥이 되는가를 알 수 있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정계에 진출하려는 2세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혀도 짧은 게 침은 멀리 뱉으려고 한다는 자체가 우스꽝스럽다. 유권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체 할 뿐이다. 제대로 능력 검증도 안된 사람이 현직 국회의원의 입맛에 맞는다는 단순한 이유로 출사표를 던졌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민주당 도지사 경선에 재선의 김윤덕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최근 정세균 전 의장이 사퇴하면서 이재명 지사쪽으로 막차 탄 안호영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 한다. 3선출마에 송하진 지사가 지금까지 가타부타 언급을 안했지만 대항마가 너무 약해 3연임 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재선인 김윤덕 의원이 일찍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쪽으로 줄 서서 전북표심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지사 경선에 나설 정도의 정치적 역량은 못 되는 것으로 도민들이 보는 것 같다. 송 지사는 그간 전주시장 2번 지사 2번을 해 명예도 얻을 만큼 얻었기 때문에 지금은 욕심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 맘 비우고 상황을 더 관망하고 있다. 자신보다 정치적 역량이 출중한 인물이 나오면 재고해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3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 송 지사의 정치력이 약하다고 비판하는 쪽도 있지만 새만금신공항과 전북산업생태계 변환 등 당면과제를 마무리하려고 3연임 쪽으로 가닥을 잡고 조직관리에 들어가 있다. 관운이 짱짱한 송 지사는 3연임 하는 것보다 자당의 대선 승리를 더 걱정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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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일 baiksi@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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