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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의미있는 도전

강인석 논설위원

삽화 = 정윤성 기자
삽화 = 정윤성 기자

1000종이 넘는 특허를 보유해 ‘발명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발명가보다는 도전자라는 별명이 더 어울리는 과학자다. 수천 번의 실험을 통해 1879년 백열전구를 발명한 그는 발명 과정에서 실패했을 때의 기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단지 수천 번의 과정을 거쳐 전구를 발명했을 뿐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명언을 남긴 에디슨이 자신의 발명에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고 당당하게 말한 것은 실패를 성공을 향한 도전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긍정적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전(挑戰)은 ‘어려운 사업이나 기록 경신 따위에 맞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정의돼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하는 모험(冒險)과 비슷한 말이다. 쉽고 편안한 길을 가는 것은 도전이나 모험이 아니다. 그래서 에디슨 처럼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도전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며칠 전 전북 경제인의 의미있는 도전이 있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라북도회 11대·12대 회장을 연임한 김태경 회장(57)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도전이다. 전북도회장 직까지 사퇴하는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을 펼쳤지만 대의원 162표 가운데 73표를 얻어 88표를 얻은 상대 후보에게 15표 차로 석패했다.

50대 초반에 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사상 최연소 회장을 맡은 그는 불공정 하도급 관행 철폐와 하도급 참여비율 확대 등 업계와 회원사 보호를 위한 공격적 행보로 주목 받아왔다. “지난 30년 동안 서울 출신이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직을 장기 집권해 지방이 크게 소외되어 왔다”며 수도권과 지방이 공존하는 협회를 기치로 전문건설 사상 첫 전북출신 중앙회장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김태경 회장과 같은 전북 경제인의 의미있는 도전은 더 있었다.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의 농협 중앙회장 도전기다. 유 조합장은 지난해 1월 치러진 제24대 농협 중앙회장 선거에 농협 중앙회 62년 역사상 최초의 전북 출신 도전자로 당당히 나섰다. 10명의 후보 가운데 2위를 차지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역전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는 1995년 정읍농협이 55억원에 달하는 RPC(미곡종합처리장) 쌀 판매 사고로 파산 일보직전의 상황에 처했을때 구원투수로 나선 뒤 6선 조합장을 하며 정읍농협을 특별관리조합에서 상위 10% 농협으로 성장시켰다. 농협중앙회 이사와 NH금융지주 이사를 맡은 경험까지 살려 농협의 개혁과 변화를 꿈꿨지만 실현에는 실패했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는 경구(警句)는 이들의 도전을 더욱 값지게 한다. 더 큰 무대에서의 도전을 두려워하고 감투를 탐닉하며 골목대장과 방안퉁수를 즐기고 있는 전북 정치권과 경제계 리더들을 보면 김태경 회장과 유남영 조합장의 도전사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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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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