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차면 기울듯 세상사 가운데 영원불변한 것은 없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서 명예를 숭상하며 그것을 붙잡으려고 절치부심한다. 지방자치가 부활되기 전에는 대선과 총선이 정계진출의 유일한 통로였다. 전두환이 말했듯 국회의원 할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야 한다고 했는데 지방선거판도 거의 비슷하다. 선출직은 동냥 벼슬로 사람 맘을 훔쳐야 하기 때문에 전생에 큰 업보를 진 사람이 하는 것 같다.
내년 지방선거가 대선에 가려 관심이 줄었지만 각 캠프마다 뜬구름 잡으려고 정신이 없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지만 이번에도 깜냥도 안되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마구 플래카드를 내걸어 그 용기가 가상해 보인다. 전북은 정서상 민주당 우세 지역이어서 너나 없이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생각으로 공천에 사활을 건다. 유권자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것이 무슨 대수인 양 플래카드를 내건 후보도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관심 끄는 선거는 지사·교육감·전주시장·익산시장 정도다. 송하진 지사는 본인 입으로 3선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안했지만 그를 돕는 참모진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확실하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송 지사는 40년 공직생활 가운데 전주시장과 지사를 두번이나 역임, 16년간 민선단체장을 했기 때문에 여한이 없을 정도다.
호남의 마지막 유학자였던 강암 송성용 선생의 막내 아들인 그로서는 선비정신을 살리면서 그 누구 못지 않게 명예도 누릴 만큼 누렸다. 3선 도전 않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내려올 수도 있지만 주변여건이 그렇게 녹록하게 돌아가지 않은 것 같다. 그가 꺼진 불이나 다름 없던 새만금 신공항건설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전북의 산업생태계를 바꿔 놓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 출마 쪽으로 굳힌 것 같다. 특히 출사표를 던진 김윤덕·안호영 국회의원에 대한 도민들의 전반적인 시각이 아직은 이르고 깜냥이 안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다시 나설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무르 익어간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대선 주자로 선출되었지만 송 지사 3선 가도에는 별 지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안 두 의원이 이 지사 조직을 근간으로해서 지사 경선에 나설 요량이지만‘찻잔 속의 미풍’으로 그칠 공산이 짙다. 그 이유는 두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이 아직 지사를 할 정도의 실력이 안되고 현재 국회의원 하는 것도 힘이 부치는 판에 욕심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을 전제로 한 것이고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상황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민주당에서 당 쇄신론을 꺼내 지사 후보 교체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 예단키 어렵지만 흐름상 송 지사의 대안부재론이 먹혀들 가능성이 높다. 송 지사는 일단 대선 전개상황을 주시하면서 본인의 3선 출마여부를 정리할 것이다. 한편으로 이재명 후보가 대선승리를 위해 진보측 세력을 규합하려고 대통합할 때 변수는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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