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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토 은행의 역할

김영곤 논설위원

삽화 = 정윤성 기자
삽화 = 정윤성 기자

JB금융지주가 최근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41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21.9% 오른 수준으로 역대급이다. 3분기만 보면 1년 전에 비해 21.9% 증가한 13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 실적 발표에 이어 전북은행 창립 이래 첫 여성 임원 탄생이라는 경사 소식도 알렸다. 겹경사를 맞은 전북은행으로서는 올해가 기념비적인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자행 출신 첫 은행장 배출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도 지난 4월 세웠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대표적 향토은행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 영업 환경도 디지털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그에 걸맞는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전북은행도 이와 관련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 예로‘디지털 전문가’인 서한국 행장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인공지능을 기초로 한 고객응대 서비스 개발과 빅데이터 교류를 추진했고, 비대면·디지털 특화 카드와 서민을 위한 비대면 전용 신상품 ‘JB 위풍당당 중금리 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디지털 작업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영업망 한계를 극복하는 불가피한 수순이다. 결국 서한국호 역량의 시험대이자 전북은행의 탈출구 전략인 셈이다.

이런 외형 성장에 비해 지역경제 구원투수 역할은 다소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대출 금리가 시중 은행보다 지나치게 높아 ‘금리 장사’를 했다는 곱지않은 시선이 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대출 기준으로 전북은행 금리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고신용자로 평가 받는 1~2등급자도 5.57%의 고금리를 비껴가지 못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주요 은행 평균이 2%중반 대인 점을 감안하면 2배 가량 높아 원성을 사고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대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은행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고객 불만도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리스크중 하나다. 신규 대출은 아예 꿈도 못꾸고 기존 대출 이자마저 서민들에게는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 대출 빙하기를 맞아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장사가 안돼 근근이 버티는 상황에서도 은행 도움을 전혀 못받고 있다는 것이다. 되레 대출 이자 갚으라고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외연을 넓히고 디지털화 작업 또한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고객 관리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그중에서도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경제 활동은 지역 경제의 탯줄이나 마찬가지다. 이들이 무너지면 서민경제 기초 체력이 고갈되면서 활력을 잃기 마련이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덮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경우는 은행 입장에서도 끔찍하다. 이들이야말로 기초 체력에 버금가는 잠재 고객인 까닭이다. 그런 사람들이 지금은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은행에서만 최대 수익 올렸다고 자랑하면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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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곤 kyg@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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