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진흥원 재임 3년 2개월 동안 전북도민이자 익산시민으로 지냈다. 살면서 지역신문과 방송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고 지역인사들과 만남을 통해 지역정서도 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지역의 정감 있고 후한 인심도 받았다. 하지만 부친의 고향이자 나의 원적이 있는 전라북도가 지역내총생산(GRDP)이나 재정자립도가 전국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는데도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아 안타까웠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전라북도 재정자립도는 전라남도, 강원도와 함께 최하위 그룹에 머물러 있다. 또 2018년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은 50.6조원으로 강원도(46.9조원)와 비슷하다.
특이한 점은 문재인 정부 들어 국가예산이 대폭 늘었는데도 불구하고 전북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5년부터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전라북도가 전국 꼴찌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 같다.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탄소산업이나 농산물 과잉생산 문제를 안고 있는 스마트팜, 민간투자자 유치가 관건인 금융타운 조성, 활성화에 시간이 필요한 지능형농기계실증단지 조성, 특화단지 공모에 떨어지는 등 진척이 없는 홀로그램콘텐츠 사업 등 전북 경제를 추동할 만한 뾰족한 사업이 없다는 점에서 앞날도 밝지 않다.
지역 신문방송을 통해 본 또 다른 지역민심은 중앙정부 홀대론이다. 또 전라북도가 잘 풀리지 않는 이유를 국회의원 탓으로 돌리는 대담프로를 흔치않게 봤다.
300명 국회의원 중 전북이 지역구인 국회의원은 고작 10명에 불과해 다른 지역에 비하면 영향력이 그만큼 떨어진다. 예산의 경우만 보더라도 당해 연도 예산결산위원을 맡을 때와 맡지 않을 때의 편차가 크고, 예산안조정소위원회 위원을 맡느냐 여부에 따라 권한 편차는 더 커진다. 전북 국회의원 10명은 예산결산위원이 없는 해가 많을 정도로 적은 숫자인데 그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
반면 전북도는 여전히 학연·지연과 격식 차리기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이런 성향들은 공정한 지역사회를 구성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그로 인해 오히려 지역성장에 역행할 수 있다고 보여 안타까웠다.
그렇다면 전라북도가 도약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학연지연을 초월한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공정한 문화가 정착되어야 외지 투자자들을 많이 유치할 수 있다.
둘째, 국가예산을 많이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예산을 담을 그릇을 먼저 만들고 키워야 한다. 특히 그릇을 만들 때 식품산업 같이 단기에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문과 탄소산업이나 홀로그램산업과 같이 중장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산업을 따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또 새만금과 같이 예산투자 대비 성과가 미진한 사업을 계속 전라북도 핵심 사업으로 가져갈지 재점검해야 한다.
셋째, 전라북도 임명직에 학연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국적과 지역을 초월한 능력 있고 열정적인 인재를 많이 영입해야한다. 리더 한명이 조직을 새롭게 바꿀 수도 있고, 큰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추가하자면, 전라북도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도민 모두가 과거 가졌던 점잖은 자세를 버리고 열정을 가지고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추진력을 높여보면 어떨까? /윤태진 전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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