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21:33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일반기사

골프장 그린피와 대선공약

일러스트=정윤성
일러스트=정윤성

‘최근 몇 년간 인건비 상승과 그린 및 페어웨이 관리 비용의 상승 등으로 불가피하게 이용요금을 인상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코로나19 이후 내장객 급증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는 골프장들이 속속 이용요금(그린피)을 올리는 상황에서도 요금 인상을 자제해 왔던 도내 한 대중골프장이 2월부터 이용요금을 올리겠다면서 고지한 글이다. 도내 골퍼들로부터 비교적 이용요금이 착한 골프장으로 인정받아온 이 골프장도 끝내 요금 인상 대열에 합류해 1인당 2만원의 이용요금 인상을 결정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지역별 입장료 인상률 분석’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대중골프장의 이용요금 인상률은 30%를 넘어 충북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다. 도내 한 대중골프장은 20만원의 주말 그린피 책정으로 골프 이용객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골프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코로나19로 해외 골프여행이 중단되면서 국내 골프장들은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이용요금 인상은 계속돼 왔다. 내장객 급증으로 과거보다 예약은 더욱 어려워졌고 서비스 향상은 체감하지 못하는 골퍼들에겐 대중골프장들의 이용요금 인상이 폭리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골프 대중화를 위해 지난 1999년부터 대중골프장에 다양한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 대중골프장은 회원제 골프장과 달리 그린피에서 개별소비세 2만1120원이 전액 감면되고, 취·등록세는 회원제의 1/3, 재산세는 1/10, 종합부동산세는 1/3 만 납부한다. 이 때문에 국내 회원제 골프장들은 속속 대중골프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골프장 사업자가 지난해 납부한 개별소비세는 1836억원으로 2019년의 1934억원보다 5.1% 줄었다.

대중골프장이 회원제 골프장과 동일한 세금을 납부하게 되면 연간 1조원 이상의 세수 증대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골프장의 폭리를 바로잡아 달라는 청원글까지 올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의 ‘레저 백서 2021’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2017년 대비 33% 늘어난 515만 명으로 추산됐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2020년 생활체육 관련 강좌나 강습 경험이 있는 종목 중 골프는 12.3%로 네 번째를 차지했다.

SNS에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공약’을 소개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지난 8일 42번째 소확행 공약으로 “과도한 요금 억제, 유사 회원 모집 금지로 대중골프장 운영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대중골프장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요금을 대폭 올린 것은 횡포라며 대중골프장 운영심사제를 도입해 일방적인 요금 인상을 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폭리 논란 속에 대통령 후보의 공약으로 까지 거론된 대중골프장 이용요금의 변화 여부를 지켜볼 일이다.

/강인석 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인석 kangis@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