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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에 남겨진 정치인들의 어록

장세균 (사)한민족 대외관계 연구소 이사장
장세균 (사)한민족 대외관계 연구소 이사장

대한민국 20대 대통령 선거가 정확히 2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대통령 5년 단임제는 세월의 빠름만을 더욱 실감케 한다. 대선의 바로 문 앞에서 정치인들이 쏟아내는 말 잔치는 그저 혼란과 실망만을 안겨줄 뿐이다. 인간의 창조물인 언어가 어느 때는 인간의 지배자로 변하기도 한다.

과거 혼란과 혼돈의 우리 현대사 속에서 시대정신을 미리 깨닫고 선지자가 되어 지혜의 등불을 밝혀준 정치인들의 어록들이 있었음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할 수 있다.

1945년 일본이 물러가고 이 땅에 해방의 기쁨 이 넘칠때 우리 정치는 우파 좌파 중도로 쪼개져 격랑 속을 헤매였다. 미국에서 돌아온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구호를 내걸었다. 사분오열로 갈 길을 잃은 중생들에게 하나로 뭉치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본 것이다.

중국 상해에서 돌아온 김구 선생은 그의 백범 일지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 아팠으니 내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 뒤 한민당에서 출발한 야당 민주당이 구파 신파로 분열되어 해체 일보 직전에서 구파의 수장격인 조병옥 박사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다 불태울 수는 없다”고 일갈함으로써 민주당을 존속시켰다.

한글 세대에게 맞는 표현으로는 “큰 것을 얻기 위해 작은 것을 버린다”는 뜻이고, 사자 숙어로는 ‘대탐소실(大貪小失)’이나 되겠다.

5천년 가난의 멍에를 짊어져야 했던 박정희 대통령은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보세”를 내걸었다 해마다 겪어야 했던 ‘보릿고개’는 남한판 고난의 행군이었고, 가난 두 글자는 우리 민족의 운명과도 같았다.

그러나 우리는 박정희때 그것을 벗었다.

신 군부 통치 시절 김영삼 그 당시 야당 총재는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말해 아무리 독재가 심해도 민주화는 오게 되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김대중 전 평민당 총재는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고 말했다. 이 말은 인도의 시성 마하트마 간디의 어록에서 발췌한 것이다.

그 다음의 대통령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의 어록은 과문한 탓인지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다.

외국으로 눈을 돌리면 영국의 수상이었던 윈스턴 처칠은 제2차 세계 전쟁 당시 영국인에게 “피와 눈물과 땀만을 요구한다”고 했다. 스탈린 치하의 구 소련을 “철의 장막”이라고 표현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멘델라는 30년 가까운 감옥생활을 딛고 대통령이 되어서 백인들에 대한 복수 정치가 아닌 화해 정치로 대신했다. 그는 말했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단지 노력할 뿐이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넘어지지 않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일어 서는데 있다” 이 모든 어록들은 현실의 고통과 깊은 고민의 흔적들을 보여준다. 오늘의 정치인들에겐 이것이 없다.

/장세균 한민족 대외관계사 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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