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자로 군산해수청장이 새로 부임했다. 전(前) 청장은 부임 1년 3개월여만에 명예퇴직을 하고 해양수산부를 떠났다.
그동안 많은 군산해수청장이 이같이 짧게 근무를 하고 교체됐다.
지난 2000년 이후 총 16명이 군산해수청장을 지냈다. 한 명당 재임기간은 1년3개월에 불과했다.
지난 21년 동안 재임기간이 1년 이하인 청장이 무려 6명으로 전체의 37.5%를 차지했다. 심지어 재임기간이 4개월, 5개월, 6개월, 9개월, 11개월인 청장도 있었다.
또한 정년을 앞두고 군산청장으로 부임하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타지역 출신도 상당수에 달했다.
기관장으로서 군산해수청장직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군산의 역사와 문화'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많은 청장이 그럴 겨를도 없이 자리를 옮겼다.
그러다보니 이같은 해수청장을 통해 군산항의 발전을 기대한다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
군산청장의 자리는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잠시 들렀다가는 '공무원들의 경력관리를 위한 임시 거처'에 불과하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공무원으로서 말년을 보내는 일부 군산해수청장의 경우 재임기간동안 해양항만분야의 발전보다는 '별 탈 없기'만을 바라며 근무를 하고 떠났다는 평가를 받기 일쑤였다.
물론 재임기간 나름대로 창의적이고 열정적으로 일을 한 청장도 있었다. 소수에 불과했다.
역대 대다수의 청장들이 군산항이 당면한 문제점을 해결코자 적극적이고 열정적이었느냐는데는 낮은 점수를 받고 있다.
그 결과 군산항의 위상은 형편없이 추락했다.
군산항은 올해로 123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지녔음에도 전국 항만에서 낙후를 지속, 경쟁력면에서 12위권으로 밀려나 주저앉은 상태다.
군산항만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군산해수청장의 인사를 놓고 "재임중인 청장과 항만발전을 위해 일을 해 볼까하면 발령이 난다"며 많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더구나 재임기간이 1년이하인 청장도 수두룩한 것을 보면 해양수산부가 '군산항 발전은 안중에도 없는 것은 물론 전북을 만만하게 보면서 홀대하고 있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왜 이같이 군산청장의 인사가 자주 이뤄지는 지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도내 정치권은 물론 전북도와 군산시가 청장 인사에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 등 마치 남의 일처럼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었던 게 그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마디로 잦은 청장인사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전북에는 없다는 것이다.
재임기간 평균 1년 3개월!
열정과 의지를 가지고 무엇인가 하기에는 너무나 짧은 기간이다. 더구나 타지역 출신이 부임해 올 경우 더욱 그렇다.
군산해수청은 도내 해양항만과 관련된 분야의 국가사무를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기관이다.
그런만큼 해양수산부는 군산항만의 특수성을 고려한 항만운영정책을 발굴, 적극 추진할 수 있는 공무원을 발탁해 청장의 인사를 단행해야 한다.
또한 군산해수청장에게 최소 2년의 재임기간을 보장해야 한다. 전북도 군산해수청장의 인사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일은 사람이 한다. 신임 김해기 군산해수청장(58)에게 공무원으로서의 마지막 불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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