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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올림픽과 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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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은 24번째로 열리는 지구촌 겨울축제 한마당이다. 그래서인지 개막식 날짜도 2월4일에 문을 열렸다. 2월4일은 한국과 중국 양국 모두 봄이 시작된다는 입춘(立春)이다. 개막식은 2008년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 비해 많이 단출한 모양새를 보였지만 중국은 역시 중국다웠다. 이번 올림픽 개막식은 입춘에 맞춰 초록색의 풀잎은 하얀 꽃이 되어 봄을 맞이한다는 의미로 경기장 상공에 불꽃놀이가 화려하게 연출됐다. 최근 기술의 미디어 아트로 중국 문화를 현대적으로 표현해 감탄을 자아냈다. 이렇듯 중국은 숫자에 의미를 많이 부여하고 상대에게 자신들의 외형을 과시하기 좋아하는 특별한 민족이다. 

중국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8월8일 오후 8시에 성화대에 불을 점화했다. 중국인들은 숫자 ‘8’자를 좋아하는 수준을 넘어 신봉하는 듯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야 행운의 럭키 세븐(7)을 선호하지만 그들은 8(八)자에 목을 맨다. 자신의 차량 번호에도, 핸드폰의 번호에도 ‘럭키 8’이 가능한 많이 들어가야 면이 서고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는다. 나는 14년 전 2008년 베이징올림픽 현장에 있었다. 옛 추억을 소환해 보면 내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시절이기도 하다. 모 언론사 베이징 특파원과 동시에 베이징 체육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신분이었다. 상주해 있었으니 중국인들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들은 중국 베이징을 올림픽을 통해 잘 포장해 세계인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다. 당시 베이징은 대기오염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수도 베이징을 포함한 텐진 등 위성 도시의 각종 공장들에서 무자비하게 뿜어져 나오는 매연으로 인한 스모그가 당시 베이징올림픽위원회에서는 큰 골칫거리였다. 정상적으로 올림픽을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한 중국 정부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결단을 내리고 실행을 단행한다. 개막 8월8일을 기준으로 모든 제조업 공장은 올림픽 폐막까지 6개월간 강제로 문을 닫게 한 것이다. 또한 여름철 무더운 베이징 날씨에 못 이겨 웃통을 내놓고 다니는 시민들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노상 방뇨하는 사람들을 보면 경찰들은 호루라기를 불며 몰고 다녔다. 본인 위주로 움직이고 행동하는 중국인들은 상대방을 배려하는데 인색했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당시 시내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은 줄을 서지 않고 어김없이 새치기에 익숙한 모습이었다. 중국인들의 평상시 그런 새치기 DNA가 이번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 진수를 발휘하는 모양새다. 중국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은 타국 선수들을 경기도중 노골적으로 밀어내고 새치기 전법으로 메달을 차지하고 있다. 아무튼 중국정부의 강압적 단속과 행정에 베이징은 당시 질서가 잡히는 등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많이 달라졌다. 개막이 다가오기 직전에는 베이징 상공에 스모그가 걷히고 정상적으로 ‘하늘’이 보이는 기적도 일어났다. 국민들 의식 구조 변화와 함께 대기 오염까지 극복한 중국과 베이징올림픽조직위는 당초 목표대로 스포츠 최강국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기어코 차지하며 중국 저력을 전 세계에 과시했다. 아마도 중국은 예전에 달콤하게 맛본 홈 이점을 이용해 이번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서도 2008 베이징 하계 올림픽처럼 무리하게 종합 1위를 목표로 설정했을지 모른다. 2018 평창 올림픽 당시 중국 선수단은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달랑 금메달 한 개를 차지한 전력을 비추어 보면 아무리 주최국이라도 종합1위 목표는 그들만의 욕심이다.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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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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