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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노동 가치의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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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전주시 완산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그토록 기다렸던 코로나 거리두기 완화 소식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거리두기 완화 이후 몰려오는 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나, 부족한 일손과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인건비로 달리기도 전에 지쳐버린 상황이기 때문이다. 

완주군 3공단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경영하는 대표자 B씨는 오늘도 한국을 떠난 외국인 노동자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구직사이트에 몇 차례 들어가 봤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현재 대한민국의 구인난은 왜 심각해지고 있을까? 노동의 가치가 변화된 것이 아니라 왜곡되고 있다.

자산가치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 등 변동성이 높은 자산들이 큰 폭으로 요동치다 보니 한 방의 꿈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즉 노동을 통한 소득으로 자산을 갖기보다는 투기에 가까운 투자로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파트 가격의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자 노동의 가치마저 잃어버리고 오로지 한 방에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들이 놓치고 있는 것은 노동이 재산 형성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 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노동의 참된 가치는 노동 환경 속에서의 사회화 과정을 통한 사회성과 인격의 성장이다. 노동이 결여된 일부 과도한 투기 행위들로 하여금 일확천금의 환상을 좇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올바른 가치인지 우려스럽다. 

플랫폼 배달업체로 인력이 몰리고 있어 구인난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SNS통해서 ‘일당 수십만 원을 벌었다’라는 배달 인증 글이 유행할 정도로 배달 아르바이트에 관심이 높다. 플랫폼 배당업체에 종사하는 인력들은 유연한 근무환경과 높은 급여로 모두가 선호하고 있는 직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달업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고 원할 때 언제든지 그만둘 수 있다는 장점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언제까지 고수익 배달업이 유지될 것인가? 코로나 이후 새롭게 변화된 산업에서 플랫폼 배달업은 새로운 변화를 겪을 것이고 단기간 유연하게 근무하는 노동자는 언제든지 일이 끊기게 될 것이다. 

잘못된 방향으로 새고있는 정부지원금이 문제다. 최근 몇 년 전부터 국가 및 지자체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청년들의 구직활동을 권장하고 나아가 기업의 안정적인 고용환경 조성을 목적으로 하는 이러한 사업들이 고용시장의 숨통을 틔워준다. 하지만 정부의 궁극적인 사업 목적과는 다르게 일부 청년층은 최소한의 노동으로 최대한의 혜택을 받기 위한 일명 ‘꼼수’를 부리고 있다. 업(業)을 통한 생산과 그로 인한 세금으로 정부지원금이 운영되는 순환구조를 망가트리는 이러한 움직임에 정부와 기업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노동은 삶의 필연적인 조건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코로나로 한국을 떠난 외국인노동자가 줄어들며 노동시장은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농가, 공장 등 외국인 노동자를 확보하려는 경쟁까지 생겨나면서 시장에서는 자연스럽게 인건비가 올라가고 있다. 농촌과 공장뿐만 아니라 유통업, 서비스업 등 다양한 업종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비자 발급의 문을 더 열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안정적인 외국인노동자의 입국과 채용에 대한 대책이 나오지 못하면 모든 생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에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보게 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부상하고 있으며,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고 하여도 노동이 없는 가치는 허구에 불과하다. 즉 우리는 땀 흘려 얻은 작은 결실이 주는 가치가 우연히 얻어진 행운 이상의 행복감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노동과 함께 직업에 대한 일을 배워야 한다. 노동의 가치가 중시되는 건전한 사회를 창출한다는 기본 개념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세계적인 강국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지금보다 열악하고 어려웠던 환경에서도 꿋꿋이 노력했던 노동의 가치가 없었다면 불가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송민각 호남주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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