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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궤적과 말의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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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감동을 주는 말들이 있다. 대통령들이 남긴 말도 그렇다.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은 세계의 명연설 중에서도 뛰어난 연설로 꼽힌다. 고작 3분짜리, 단어 272개로 조합된 짧은 말이다. 누구라도 입에 달게 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도 이 연설문에서 나왔다. 링컨의 연설이 있었던 것은 1863, 미국의 남북 전쟁으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펜실베이니아주의 게티즈버그에서 열린 죽은 장병들을 기리는 추도식이다. 애초 이날 참석한 군중들은 링컨보다는 세계적 명연설가 에드워드 에버렛의 추모 연설을 기대하고 있었다. 군중들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그는 1시간에 걸친 긴 연설로 답했다. 그러나 군중들은 그의 뒤를 이은 링컨의 짧은 연설에 더 큰 환호와 찬사를 보냈다. 간결하고도 명료한 메시지의 힘이었다. 놀랍게도 링컨의 연설문은 즉흥적으로 작성된 것이었다고 한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분석한 책 <링컨의 연설>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게리 윌스는 “272개 단어에 구현된 링컨의 문화적 지적 노력이 바탕이 된 이 연설문이야말로 내전이라는 극단적인 정치 상황을 전환시키기 위한 오랜 고뇌의 산물이었다고 분석했다.

2012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는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그는 무자비한 경쟁에 기반을 둔 경제체제 아래에서 연대를 말하며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냐며 그 이중성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 연설을 계기로 세계 언론들은 무히카 대통령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는 많은 어록을 남겼다. 탄탄한 정치적 신념과 철학을 온전히 담은 그의 말들은 평생을 도덕적이고 모범적으로 살았던 삶의 궤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명연설로는 오바마 대통령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항상 섬세하고 명쾌한 문장에 열정과 감동을 담은 연설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2008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가 첫 연설에서 내건 구호는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그리고 8년 임기를 마치고 남긴 고별 연설문 마지막 문장은 ‘Yes We Did(우리는 해냈습니다)’였다. 미국 국민은 늘 그의 말을 환영하고 공감했다.

돌아보면 지금처럼 말과 글이 넘쳐나는 시절도 없었던 듯하다. ‘소통이 화두가 된 시대라지만 말의 과잉이 가져오는 고통과 폐해가 적지 않다.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이 있다. 말은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따로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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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감동을 주는 말들이 있다. 대통령들이 남긴 말도 그렇다.

링컨 대통령의 게티즈버그 연설은 세계의 명연설 중에서도 뛰어난 연설로 꼽힌다. 고작 3분짜리, 단어 272개로 조합된 짧은 말이다. 누구라도 입에 달게 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도 이 연설문에서 나왔다. 링컨의 연설이 있었던 것은 1863, 미국의 남북 전쟁으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펜실베이니아주의 게티즈버그에서 열린 죽은 장병들을 기리는 추도식이다. 애초 이날 참석한 군중들은 링컨보다는 세계적 명연설가 에드워드 에버렛의 추모 연설을 기대하고 있었다. 군중들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그는 1시간에 걸친 긴 연설로 답했다. 그러나 군중들은 그의 뒤를 이은 링컨의 짧은 연설에 더 큰 환호와 찬사를 보냈다. 간결하고도 명료한 메시지의 힘이었다. 놀랍게도 링컨의 연설문은 즉흥적으로 작성된 것이었다고 한다.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을 분석한 책 <링컨의 연설>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게리 윌스는 “272개 단어에 구현된 링컨의 문화적 지적 노력이 바탕이 된 이 연설문이야말로 내전이라는 극단적인 정치 상황을 전환시키기 위한 오랜 고뇌의 산물이었다고 분석했다.

20126,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에서는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대통령이 연설에 나섰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한 그는 무자비한 경쟁에 기반을 둔 경제체제 아래에서 연대를 말하며 우리 모두가 더불어 살아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이 가능하냐며 그 이중성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이 연설을 계기로 세계 언론들은 무히카 대통령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는 많은 어록을 남겼다. 탄탄한 정치적 신념과 철학을 온전히 담은 그의 말들은 평생을 도덕적이고 모범적으로 살았던 삶의 궤적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명연설로는 오바마 대통령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항상 섬세하고 명쾌한 문장에 열정과 감동을 담은 연설로 국민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2008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가 첫 연설에서 내건 구호는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그리고 8년 임기를 마치고 남긴 고별 연설문 마지막 문장은 ‘Yes We Did(우리는 해냈습니다)’였다. 미국 국민은 늘 그의 말을 환영하고 공감했다.

돌아보면 지금처럼 말과 글이 넘쳐나는 시절도 없었던 듯하다. ‘소통이 화두가 된 시대라지만 말의 과잉이 가져오는 고통과 폐해가 적지 않다. 새삼 확인하게 되는 것이 있다. 말은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따로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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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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