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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봉센터와 불법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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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리는 故 이태석 신부의 제자들 이야기를 담은 책 ‘우리는 이태석입니다’가 최근 출간됐다. 지난 2010년 4월 KBS 스페셜 ‘수단의 슈바이처, 고 이태석 신부’를 제작해 방영하고 그 해 9월 이를 재편집한 다규멘터리 영화 ‘울지마 톤즈’를 내놓은 구수환 전 KBS PD가 지난달 펴낸 책이다.

군의관 복무중 신부가 되겠다는 꿈으로 다시 공부해 2001년 6월 사제 서품을 받고 아프리카로 선교 활동을 떠난 이태석 신부는 남수단 북서부 도시 톤즈(Tonj)에서 의료봉사와 교육활동을 겸한 구호운동을 펼치며 오랜 내전과 가난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줬다.

2008년 10월 휴가차 귀국해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4기 판정을 받으면서 톤즈로 돌아가지 못한 채 2010년 1월 47세를 일기로 선종했지만 그가 톤즈에서 지낸 8년 동안 가르친 제자들은 예비 의사 40여 명, 저널리스트, 약사, 국영기업 공무원으로 성장해 스승으로 부터 받은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이태석 신부처럼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사람들은 국내에도 적지 않다. 1365자원봉사포털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자원봉사 등록인원은 1470만명에 이른다. 전북은 59만6000여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9번째다. 지난해 전국에서 186만 여명, 전북에서 12만5000 여명이 1회 이상 자원봉사에 참여해 자신들의 시간과 재능, 경험을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지역사회를 위해 제공했다.

도내에서는 ㈔전라북도자원봉사센터와 14개 시·군 자원봉사센터가 사회적 나눔 확산을 위한 재능인력 확보와 다양한 지원에 애쓰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자봉센터가 단체장의 선거 지원 조직으로 변질돼 가고 있어 우려스럽다. 센터장 자리가 단체장의 측근이나 선거 공신들로 채워지면서 선거때 마다 자봉센터의 단체장 선거 지원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6.1 지방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입당원서를 관리해 도지사 경선에 활용하려 한 혐의로 전북자원봉사센터장을 지낸 전 전북도 자원봉사담당 공무원이 지난 9일 구속된 것이 단적인 사례다.

자봉센터의 선거 개입 논란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오죽하면 자원봉사활동 기본법(자원봉사법)에 자원봉사센터의 선거운동 금지 규정까지 담겼을까 싶다. 자원봉사법은 ‘자원봉사단체 및 자원봉사센터가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정치활동 금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공직선거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 규정까지 마련돼 있다.

민선 8기 전북도는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새로운 전북’이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전북자원봉사센터부터 혁신해 자원봉사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정치에 물들지 않은 대한민국 자봉센터의 성공 사례를 전북에서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강인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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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센터 #자봉센터 #이태석 신부 #선거개입 #불법선거
강인석 kangis@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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