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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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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매월 2회씩 의무휴업 하는 대형마트 영업 제한은 지난 2010년 전주에서 처음 도입됐다. 전주 시내에 대형마트가 6곳이나 들어서면서 동네 슈퍼 등 골목상권이 초토화되자 시민단체와 전주시의회가 나서서 대형마트 영업 제한을 추진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측에서 강력히 반발하면서 대법원까지 가는 법정 소송전을 벌인 끝에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 의무 휴무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영업시간 제한을 제도화하게 됐다.

이로써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골목상권과 공룡 유통업체 간 상생발전의 상징이 됐다. 동네 슈퍼와 전통시장 매출이 되살아나고 대형마트 근로자에게는 월 2회 휴식이 보장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 또한 전주시는 유통업 상생 분야에서 각종 정부 표상을 휩쓸며 전국적인 롤모델로 떠올랐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다시 소환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국민제안을 통해 선정한 10개 안건을 대상으로 전 국민 온라인 투표를 붙여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우수 제안 3건을 정책화하기로 한 것. 투표 결과,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가 57만7000여 건으로 1위에 올랐다. 그런데 온라인 투표 과정에서 어뷰징(중복 전송) 문제가 드러나 우수 제안 선정 자체가 의미가 없게 됐다. 실제 1위부터 10위 안건까지 득표수 차이가 미미해 변별력을 갖기 어려웠다. 

결국 윤석열 정부가 처음 시도한 국민제안이 시작부터 준비 부족과 부실 운영으로 국민의 비난만 자초하고 말았다. 게다가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이 강력히 반발하는 데다 이미 대법 판결로 법적 논쟁이 매듭된 사안을 다시 끄집어내 국민적 분란만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파문이 커지자 대통령실은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 등 이번 국민 우수 제안 3건을 없던 일로 했으나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국무조정실에서 운영하는 규제심판부가 오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영업 제한을 첫 심판 대상으로 올린다. 규제심판부는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청취한 후 5일부터 18일까지 규제정보포털을 통해 온라인 토론을 실시한다. 규제 개선 필요성이 인정되면 해당 부처에 개선을 권고하게 된다. 그렇지만 대형마트 의무휴업 폐지는 소상공인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여서 국회에서 규제 개선에 찬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중소유통업 상생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이것마저 무너지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소비자 다수가 찬성한다고 해서 대형마트 의무휴업을 국정 위기 반전 카드로 활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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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제안 무산 #유통업 상생발전
권순택 kwonst@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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