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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세계와 감성의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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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재 전주교대 교수

빈민가 컨테이너 촌에 살고 있는 ‘웨이드 와츠’는 가상현실 ‘오아시스’에 매일 접속하는 청년이다. 현실에서는 어려운 일도 ‘오아시스’ 안에서는 멋진 캐릭터로 자기 꿈을 맘껏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오아시스’를 만든 괴짜 천재 ‘할리데이’가 죽는다. 그는 죽기 전에 3개의 “이스터 에그”를 다 찾은 이에게 5천억 달러와 오아시스 소유권을 주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첫 번째 미션을 깬 이는 바로 웨이드였다. 갑자기 유명해진 웨이드는 거대기업 IOI의 살인 위협에 쫓긴다. 꿈과 희망의 ‘오아시스’는 누가 차지할 수 있을까. 웨이드와 IOI의 대결이 진짜 세계와 가상 세계를 오가며 흥미롭게 전개된다. SF영화  <레디플레이어 원>이다. 이 영화에서는 실재의 현실과 메타버스로 들어간 가상현실이 공존하며 전개된다. 영화 속의 메타버스 현실은 환상이 아니다. 우리 삶에 이미 와 있다.     

 

메타버스는 ‘초월’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이다. 인공지능(AI) 기술과 함께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뇌 스포츠의 꽃이라는 바둑계에서 AI를 이기는 프로 기사를 찾을 수 없는지 오래이다. 이제는 가상인간이 등장하여 현실 세계에서 실제 사람처럼 여러 경제활동도 한다. 광고 모델 ‘로지’나 쇼호스트로 데뷔한 ‘루시’가 낯설지 않다.    

 

‘메타 폴리스’라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가상 오피스를 만든 회사도 있다. 직원들은 자신의 아바타로 가상 오피스에 출근해 일을 한다. 완전 원격 근무이다. 가상의 지구를 한 구역 단위로 사고파는 부동산 매매 메타버스도 등장했다. 이 플랫폼 안에서 백악관을 구입한 사람이 1년 만에 1415배의 차익을 얻기도 하였다니, 가상세계가 현실을 닮아간다. 메타버스의 세계가 게임이나 오락을 넘어 이제 사무실, 상점, 회의장, 콘서트, 교실, 운동장 등의 가상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메타버스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메타버스 허브를 구축하여 일상생활과 산업, 교육과 의료, 사무 등의 플랫폼 개발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교육계에서도 ‘미래교육 캠퍼스’ 구축이나 AI, 메타버스를 접목한 수업혁신으로 교실혁명을 꿈꾸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정보 산업기술의 도입에서는 모든 소통방식을 ‘사람’을 중심에 두고 생각해야 한다.  

 

AI와 메타버스의 세계가 우리의 삶을 통째로 대체할 수는 없다. 인간 세계에 도전하는 과학기술은 감성의 ‘아고라’를 넘을 수 없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에서 아고라(agora)는 일상적인 생활의 중심지이자 시장이었으며 시민들이 서로 만나 소소한 개인사를 얘기한 광장이었다. 메타버스 광장 시대에 더욱 가치를 발휘하는 것은 이러한 아고라 광장이며, 감성의 세계이다. 기술도 휴먼 테크(human tech)이다. ‘돌봄’과 ‘공감’, ‘관계’와 관련한 감성적 세계는 인간의 고유성이다.     

 

메타버스 세상이 와도 ‘아고라’ 광장은 중요하다. “이스터 에그” 미션의 열쇠도 사랑과 우정이었다. 오늘 한번 자신과 친한 ‘관계’가 있는 소중한 사람에게 ‘공감’의 언어를 던져 보자. 직접 얼굴을 보며 환한 낯빛으로 말을 걸어보자. 오늘 잘 지냈어? 정말 보고 싶었어. 네 말이 옳다. 너무 잘 했어, 그래 우리 같이 가자. 옆 사람을 배려하고 소통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자, 그가 바로 진정한 ‘아고라’의 시민이다.  

/김용재 전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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