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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리기 신세된 노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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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여행지 중에서 가장 핫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전남 신안에 있는 퍼플섬이다. 안좌도∼박지도∼반월도 세 곳을 잇는 퍼플섬은 한국관광공사가 ‘2022년 11월 추천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했다. 지난해 UNWTO 세계최우수 관광마을과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며 국내외의 관심을 받고 있는 퍼플섬에는 계절별로 보라색 꽃이 피는 대규모 꽃단지가 조성돼 있다. 봄에는 라벤다, 여름에는 버들마편초, 가을에는 아스타국화꽃으로 보라색 향연이 펼쳐진다. 보라색의 성지 퍼플섬이 이처럼 유명세를 타게 된 것은 전남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와 암태면 신석리를 잇는 천사대교(10.8km)가 지난 2019년 개통됐기에 가능함은 물론이다. 

전북의 숙원사업이던 노을대교가 건설된다는 소식에 도민의 기대가 커졌다. 노을대교는 부안 변산면 도청리에서 고창군 해리면 금평리까지 곰소만을 가로지르는 총 8.86km 해상 다리를 말한다. 국도 77호선의 유일한 단절구간인 이곳에 교량이 생기면 차량으로 70분 우회했던 거리를 10분 정도면 주파한다. 처음엔 4차선으로 추진됐으나 국토부는 타당성을 따져 2차선으로 줄였다. 향후 4차선으로 늘린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문제는 사업비를 축소해 예타 면제까지 했으나 실행기관인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의지가 너무 박약해 연내 착공, 2030년 완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3차례나 유찰됐는데 지난 8일 4차 공고까지 했다. 국제 공급망 불안정으로 건설자재 가격이 급등,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되자 1군 대기업들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3회 연속 ‘금광기업 컨소시엄’ 한 곳만 응찰했는데 4차도 마찬가지 기류다. 4차에서도 금광기업 컨소시엄 한 곳만 유력해 또다시 유찰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부터 난항을 겪고 있어 공사 일정 차질은 불가피하다. 입찰 참여를 꺼리는 것은 낮은 공사비로 인한 사업성 저하가 꼽힌다. 노을대교의 경우 3575억2000만원으로 4번째 입찰공고를 한 상태다. 3차례나 유찰됐기에 수의계약으로 결정해 바로 착공할 수 있으나 발주처인 익산국토청은 오해의 소지를 우려해서인지 4차 입찰공고를 했다. 이대로라면 내년에도 5차, 6차, 7차 입찰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전북도민의 꿈과 기대를 모았던 노을대교가 발주처의 의지부족으로 인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는 분위기다. 하루빨리 착공해야 한다는 도민의 염원을 담아내려면 동일한 발주 반복을 멈춰야 한다. 아니면 입찰방식의 변경이나 공사비 증액을 통해 대기업이 응찰하도록 당근을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지금처럼 동일한 발주만 반복한다면 익산국토청은 면피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허송세월만 보내면서  “과연 노을대교를 건설할 의지가 있는 것인가”란 물음에 직면할 것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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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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