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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마케팅'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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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제34회 전북 역전마라톤대회 주최측 일원으로 순창 출장을 갔다. 육상 연맹 군청 관계자들과 함께 얘기를 나누다 ‘스포츠 마케팅’ 이 화제에 올랐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할 정도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점에 주목했다. 순창군의 경우 이와 관련해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4억 늘어난 16억으로 책정했고, 그 파급력을 감안하면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한다. 올해 도 단위 포함 전국 대회 46개를 유치함으로써 114억이라는 경제 유발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 마케팅의 이같은 성공 예감은 예산뿐 아니라 인프라 확충과 선수 육성, 서비스 개선 등으로 이어지며 지역 경제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다는 것이다.

지금 농촌 현실은 지역소멸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저출산 고령화에 따라 애기 울음소리가 끊기고 60대 젊은 이장이 주류를 이룬 지 오래다. 반면 인프라가 집중된 수도권으로의 인구 쏠림도 더욱 가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이처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치단체와 정부가 쏟아내는 지역소멸 극복 대책은 백약이 무효다. 빈집이 속출하고 폐교가 늘어나는 데다 기초적 생활 인프라마저 빈약한 여건에서 주민들 삶의 질은 갈수록 절망적이다. 피폐하고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미래까지 담보할 수 없는 암담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역소멸 위기감은 순창군도 비껴가지 못했다. 올해 신생아 61명이 태어나고 400여 명이 세상을 떠났다. 이런 추세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잘 갖춰진 교통망은 오히려 관내 정주 인구를 줄이는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스포츠 마케팅 측면에서 사통팔달의 지리적 여건은 대회 유치 장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지난 주중 3개 대회가 몰린 순창 읍내는 숙박난을 호소할 만큼 방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그에 따른 풍선효과도 있기 마련이다. 읍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마을의 민박 형태 숙소가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특히 유소년 대회에 참가한 초등생들은 여관이나 모텔보다는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이곳을 선호한다고 한다. 동네에서 식사 해결도 가능하고, 학부모와 함께 주변 관광지 탐방은 물론 값싼 특산품 구매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어서다.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순창군의 집념과 뚝심은 익히 알려져 있다. 코로나 기간 개인 종목 대회조차 다른 시군이 꺼리는 데 반해 순창은 러브콜을 보내 유치에 적극적이었다. 대회는 물론 국내 동남아 선수 전지 훈련까지 적극 유치함으로써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전북일보도 지난해 장소 섭외가 여의치 않아 테니스 대회가 무산될 뻔했는데 순창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것도 스포츠 마케팅 덕분이다. 고객 맞춤 서비스를 통해 순창의 친절한 이미지도 심어주고, 수익도 올리는 일석이조 효과다. 이런 점을 벤치마킹해 타 시군도 경쟁적으로 대회 유치에 뛰어들고 있다. 지역소멸 위기가 대두된 상황에서 새로운 희망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미래 대안 중 하나가 스포츠 마케팅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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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마케팅 #일석이조 효과
김영곤 kyg@jj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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