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1:49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오피니언

인사청문회의 불편한 기류

image

인사청문회 요체는 송곳 검증이다. 청문 대상자가 제출한 자료를 통해 전문성과 도덕성을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이다. 성실한 답변은 물론 검증위원이 요구한 자료 제출은 청문회 전제조건이다. 얼마 전 불명예 사퇴한 전북개발공사 사장의 경우 논란이 된 부동산 과다 보유에 대해 본인이 증빙자료를 통해 해명해야 함에도 끝내 거부함으로써 낙마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둘러싸고 도의회 반대 여론이 들끓었는데도 도지사가 임명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사실상 자료 제출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도지사마저 일방적 태도를 보이자 도의회에선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불거졌다. 지금 방식대로라면 인사청문의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무늬만 인사청문회지 실제 구속력이 없는 그야말로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전북도와 도의회 실무협상단이 2차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상태다. 핵심 쟁점은 추가자료 제출 의무화와 함께 도덕성 검증을 공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협상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도의회는 “더 이상 들러리는 설 수 없다“ 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최종 후보 2명이 지난주 김관영 지사에 보고됐다. 그 중 1명을 낙점하면 그에 따른 인사청문회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협상 시한이 물리적으로 촉박한 점을 감안해 이번 인사 검증은 기존 방식대로 진행하는 걸로 알려졌다. 

앞서 두 차례 인사청문이 논란에 휩싸이면서 김 지사와 도의회는 감정적 앙금이 잠복해 있다. 어쩔 수 없이 봉합은 했지만 당시 현안이 산적한 데다 양측이 마치 기 싸움 양상을 벌이는 것처럼 부정적으로 왜곡됐기 때문이다. 아직 근본적 처방이 합의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인사청문을 앞두고 있는 도의회로선 감정이 날카로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사전 내정설이 일찌감치 나돌아 “인사청문회 무력화를 시도” 한다며 도의회가 경고한 인물이 최종 후보에 올라 김 지사 선택이 주목된다. 그는 문재인과 이재명 대선 선대위뿐 아니라 박원순 서울시장 선대본부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어 서민금융 수장으론 정치색채가 강해 부적절하다며 시선이 곱지 않다. 

도정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불어넣기 위한 김 지사의 능력 우선 인사 원칙엔 공감한다. 자신의 철학과 도정 가치를 공유한 사람을 과감히 발탁하고 나중에 성과로 평가받으면 그만이다. 하지만 문제를 키운 것은 청문 대상자가 자신에 대한 의혹이 빗발치는데도 검증자료 제출을 거부함은 물론 지역 정서에 둔감하거나 오래전부터 사전 내정설이 파다해 인사청문 자체를 무색케 했다는 점이다. 이런 것들이 빌미를 제공해 도의회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비춰짐으로써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끔 김 지사를 보면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당에 완전히 녹아들었다기 보다는 겉돌고 있다는 인상이다. 아군 민주당이 장악한 도의회와의 관계에선 더욱 그렇다. 도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파문도 결국 그런 기류의 연장선상 때문이 아닐까. 김영곤 논설위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사청문 논란 #도의회 취지 무색
김영곤 kyg@jjan.co.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