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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단체장과 의원 3선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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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죽었다, 살았다 하는 게 몇 가지 있다고 한다. 바둑이 그 일례인데 죽었던 흑돌이 훗날 전투나 패싸움 도중 살아나기도 하고, 멀쩡히 살아있던 백마가 어느 순간 죽어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선 과정에서 요석처럼 보였던 나경원 전 의원은 어느 순간 폐석이 돼서 결국 25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런가 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듯했던 이낙연, 정동영, 정세균, 김경수 등은 이재명 리스크가 현실화하면서 스멀스멀 무대 뒤편에서 앞쪽으로 나오는 분위기다. 대마불사라는 말이 틀린 게 아닌가 보다. 

이번 설 연휴기간 중 사람들의 첫째 화두는 역시 먹고사는 경제문제였으나 1년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도 정치권의 화두였다. 현직 도내 국회의원들은 모두 초선 또는 재선이어서 정치적 중량감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회 상임위원장만 하려고 해도 3선은 돼야 하는데 그렇다고 정권 수뇌부 핵심인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 보니 나름대로 부지런히 뛴다고 하지만 의원 스스로 가채점한 것과 시민들의 실제 채점결과는 천양지차가 있다. 그래서 요즘 지역정가에서는 ‘썩어도 준치’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3선 고지를 넘어선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거다. 하지만 한편에선 “과거에 3선, 4선 했던 이들이 정작 자신의 영달은 꾀했을 망정, 막상 한게 뭐가 있느냐”는 불편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반대의 시각을 가진 주민들 중 누가 더 많을지 지켜볼 일이다.

대체적으로 의원은 선수가 쌓일수록 중책을 맡는 반면, 단체장의 경우는 마의 3선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3선은 하기도 어렵거니와 안 하는 게 더 나은 경우가 많다. 전북에 국한해보면 유종근, 김완주, 송하진 지사가 재선을 하는 것으로 마감했고, 강현욱 지사는 단 한번만 지냈다. 유종근 전 지사는 재선 때 경쟁자가 없어 경선도 없이 추대대회로 진행될 만큼 성가를 구가했고 그 여세를 몰아 대권에 도전했으나 실패했고, 김완주 전 지사는 3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불태웠으나 악화된 정치적 여건, 측근의 만류 등으로 뜻을 접어야 했다. 송하진 전 지사 역시 3선가도에 거침세가 없어 보였으나 정치적 반대세력의 연합작전에 의해 컷 오프됐다. 공교롭게 전북지사는 ‘3선불허’ 라는 불문율이 생겼는데 이제 막 시작한 김관영 지사의 추후 행보에도 눈길이 쏠린다. 교육감의 경우 3선을 노렸던 최규호 전 교육감은 사법리스크로 인해 뜻을 접었고, 김승환 전 교육감은 생불여사(生不如死)라는 말처럼 오히려 3선을 하지 않은것만도 못한 평가를 받는것 같다. 민선단체장 선거가 도입된지 28년을 회고해보면 도내 14개 시장∙군수의 경우를 보면 3선을 역임한 사람치고 뒷모습이 추하지 않은이가 전무한 실정이니 단체장 3선은 고심, 또 고심끝에 결단하라는게 새해 아침의 덕담일듯 싶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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