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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총장의 위상과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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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전라북도 김제시 진봉면 정당리에 함태영 선생 관련 기념비가 건립된 적이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함태영은 함경북도 무산 출생인데,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48인의 한 사람으로서 활약했고, 제3대 부통령을 지낸 바 있다. 김제 진봉이나 성덕에 함씨 후손들이 살고 있고 함태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전해질 뿐 그와 관련된 기념비가 왜 김제에 있는지 명쾌한 설명을 해주는 이들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어쨌든 지금 함태영을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그의 아들 고 함병춘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뚜렷하게 각인돼 있다. 1983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그는 순방길에 동행했다가, 미얀마 아웅산 묘소에서 테러 사건으로 폭사했다. 연세대 교수 생활을 하던 중 1970년 박정희대통령 외교안보 담당, 정치담당 특보를 지낸 그는 주미대사도 역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에서 수학한 고급 두뇌들은 조국이 어려울때 독재정권의 하수인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장관이나 수석비서관 등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특히 서강학파의 거두로 일컬어지는 남덕우 교수는 경제기획원장관, 부총리를 지내면서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오랫동안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서강학파는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경제 성장을 이끈 서강대 교수 출신 경제 관료를 지칭하는데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ㆍ김만제 전 부총리를 필두로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이 유명하다. 이들은 전형적인 성장주의자로 재벌 우선, 수출 지상주의, 선 성장ㆍ후 분배 등을 주창해왔다. 학자의 현실정치 참여는 논란을 낳기도 하지만 어쨋든 폭넓은 인맥과 정제된 이론으로 무장된 이들이 사회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없지는 않다. 어제(22일)는 국가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학교의 학위졸업식이 열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실상 4년만에 진행된 행사여서인지 전북대 주변은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전북대는 1947년 설립된 이리농과대학과 전주 명륜대학, 군산대학관을 모태로 설립됐는데 지역사회에서 교수들의 사회참여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멀리 갈것도 없이 전북대 교수 출신인 최규호∙김승환∙서거석 등이 잇따라 전북교육감을 지내고 있는게 대표적 사례다. 특히 전북대총장은 나름의 권위를 지니고 있다. 고건 전 총리의 아버지(고형곤)가 제2대 전북대총장이었던게 눈에 띄고, 민주화 이후 선거로 김수곤 총장(1990.9∼1994.8) 이래 장명수, 신철순, 두재균, 서거석, 이남호, 김동원, 양오봉 총장이 바통을 이어왔다. 이중 지역사회에서 지명도가 높은 이남호 전 총장이 이달말 명예퇴직을 단행,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으로 2년이 지나서 정년을 하게되면 그것은 국가의 명령으로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만두는 것이기에, 지금 딱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스스로 결정하려고 한다”는 그의 차기 행보가 주목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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