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2일 서거석 전북교육감과 관계자 40여 명이 경남교육청을 방문하였다. 일찍부터 미래교육을 준비해 온 경남교육청과 미래교육에 대한 교류협력을 위한 것이다.
경남 미래교육의 큰 축은 인공지능 학습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교과 지식에 대한 빅데이터(약 2백만 건)를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는 AI 교수학습 플랫폼(‘아이톡톡’)을 개발하였다. 학교 현장에서 이미 사용을 시작하였다.
교사는 교수학습자료 제작과 수업 관리에 활용하고, 아이들은 개별화된 학습 코칭을 받게 된다. 아이들의 학습이력, 활동이력이 축적되면 교사가 놓칠 수 있는 아이의 잠재역량과 특성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수업은 크게 변할 것이다. 암기 지식을 외우는 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키우는 수업이 될 것이다. 모두가 제대로 잘 배워야 한다는 공교육의 이상에 한 발짝 다가가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수업을 위해서는 스마트 기기가 필요하다. 경남은 초중고 37만 모든 학생에게 스마트 단말기 보급을 마쳤다. 빠르면 내년까지 초중고 모든 교실에 스마트형 전자칠판을 보급할 계획이다. 우리 교실에서 칠판 판서와 노트 필기가 사라지게 된다.
미래교육의 설계와 체험을 위해 약 500억 원을 투자한 <미래교육원>을 올 7월에 개원한다. 미래 기술발전을 체험하고 꿈을 키울 수 있는 복합체험시설이다. 연구원 기능을 더하여 경남의 미래교육을 설계해 나가는 전문 연구기관의 역할도 하게 된다.
전북의 미래교육은 이제 시작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시작할 수 있어 다행이다.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경남이 개발한 빅데이터와 노하우를 모두 전수해 주겠다는 협력 의사를 밝혔다. 전북은 늦었지만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되었다. 경남보다 더 좋은 프로그램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교육감이 직접 국장, 교육장 등 간부급 공무원을 대동하고 다른 지역 교육청을 방문하는 것은 예삿일이 아니다. 그만큼 전북교육을 업그레이드시켜야 한다는 절실함이 있기 때문이다.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내 고향 전북교육의 희망을 본다.
챗GPT 열풍이 보여주듯이 스마트 학습, 디지털 학습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를 받아들이는 속도의 차이, 인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미래교육은 미래 사회를 주도할 미래 세대를 준비시키는 것이다. 20세기의 산업사회의 사고의 틀로 미래를 준비할 수 없다. 때론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 AI 학습 프로그램을 중앙정부보다 먼저 개발을 해낸 경남이 그랬듯이 도전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이해와 협력이 절실하다. 구한말 철마(鐵馬)를 두려워했듯이 스마트 학습시스템을 두려워하거나 주저할 수 없다. 그건 교육의 낙후일 뿐이다. 전북의 낙후를 자초하는 것이다. 전북교육이 최고가 되면 정주하는 인구도 늘어날 것이다. 경제적 낙후를 한탄하는 전북이 교육마저 뒤처질 수 없다. 경남에서 본 전북교육의 희망이 꼭 실현되길 바란다. 늦었지만 앞서갈 수 있다!
/박성수 경남교육청 부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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