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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정치·외교인들은 일본의 국익외교에 치밀히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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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전북대 인문대 명예교수

이 글의 주요 일부는 독일 제국주의 정책의 결과로 얻어진 중국 산동반도를 신흥 제국주의국가 일본이 탈취하고자 한 데서 비롯된 사건에 관한 것으로 아마도 우리나라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대 역사적 사건이다. 동학란의 여파로 발생한 청일전쟁과 관련해 보면,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요동반도의 취득을 비롯한 일본에 유리한 조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독일을 위시한 프랑스와 러시아는 일본의 대폭적인 세력확장이 중국의 수도, 조선의 독립, 극동의 평화를 위태롭게 한다 하여 중국이 배상금을 더 지불한다는 조건 하에 요동반도를 중국에 반환토록 했다. 

이 무렵 독일의 두 선교사가 산동반도에서 폭도에 의해 피살되자 독일 외무성은  기다렸던 사건으로 환영했다. 이때 독일제국은 중국군이 산동반도에서 3시간 내에 철수할 것을 요구했고, 중국이 요구한 러시아 함대의 출동이 실패로 돌아가자 이홍장은 당황한 나머지 정부 요원을 보내 독일 공사에 정식으로 사과함과 동시에 이 같은 무례를 다시는 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중국군의 철수는 이 기간이 채 지나기 전에 이행되었으며, 중국은 독일의 산동반도 교주만 점령을 기정사실로 인정하여 독일이 오랫동안 열망하고 있었던 교주만을 99년간을 기간으로 조차하는 것을 허락하였다. 최근 우리나라 종편 TV 방송에서 한 저명 평론가가 윤 대통령의 방일과 관련하여 “일본의 정치인·언론인들은 국익과 관련해서는 여야가 따로 없고,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이면 여지없이 말려들 수 있으므로 치밀한 사전준비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이와 관련된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한 중요한 역사적 사건에 대해서 밝히고자 한다.

일본의 메이지국가는 서구의 영향하에 사회·경제면에서 일대개혁을 단행하여 근대화를 가속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독일이 일본에 끼친 영향은 지대한 것으로 일본은 독일의 지원으로 신대륙건설, 의과대학 설립, 헌법제정, 동경대 역사학부 설립을 단행했다. 그리고 이런 돈후한 양국 관계는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까지 지속되었다. 때문에 대전이 발발되었을 때 독일 국민은 일본이 독일 편에서 러시아를 공격하리라고,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중립적 태도를 취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러나 머지않아 이 같은 생각이 대과오라는 사실로 판명되었으며, 그 이유는 일본의 정책이 국민의 여론으로부터가 아니라 “실제적인 목적과 실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라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당시 독일에 관한 일본 언론은 독일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이 아니었다.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가 알고 배워야 할 부분으로, 일본의 정치인·언론은 국익을 위해서라면 항시 그러해 왔듯이 ‘일치단결하는 모습’이었다. 우스꽝스럽게도 일본의 동맹국 영국의 대독선전포고가 발포되자마자 독일인들은 주독 베를린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인 만세를 외치고 있었는데 일본의 모든 신문에는 독일에 대한 분노와 복수의 포효가 시작되었고(독일이 요동반도 반환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독일은 일순간에 ‘극동의 음모가’로 낙인찍히게 되었고 ‘동아에서의 모든 악의 근원’이라고 역설하였다. 이런 일들로 미루어보면, 앞으로 특히 우리 정치인·외교관들이 양국의 보다 나은 미래를 생각해서 일본에 대해 통 크게 대해야겠지만 불화를 일으키고 큰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다 치밀하게 대처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사건은 예상대로 진행됐고 칭따오를 점령하고 있던 4000명의 독일군은 6만 3000이나 되는 우세한 일본군에 대항할 수 없었으며 칭따오는 용감한 방어 후 곧 함락되었다. 이리하여 20년간 독일인들의 열성과 노력으로 산동반도 교주만·칭따오에 건설된 모든 것을 일본이 차지하게 되었다. 

/이규하 전북대 인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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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하 #국익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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