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3차례나 진보 대통령을 만든 호남인들은 민주당의 대선 경선과 당대표 경선 때 불거진 돈봉투 살포 의혹을 보면서 실망스럽다는 눈치다. "진보는 평등을 우선가치로 내세우면서 깨끗한 정치를 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해와 각종 선거 때마다 유권자의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그간 대선 경선후보 선출 때나 당 대표 선출 때 돈을 살포했다는 사실이 특정인의 녹취록이나 공소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나 당의 존립기반마저 위협받고 있다.
특히 대선 경선 때 민주당 대의원과 진성당원 30%를 차지하는 호남지역의 표심장악을 위해 돈을 뿌려야 한다는 식으로 선거전략을 수립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이 지역 당원들은 "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민주투사들의 고귀한 넋과 희생정신이 무너져 내린 것 같다"면서 "민주당 후보가 돈을 뿌려서 민심을 사려고 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불법행위"라고 힐난했다.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선 경선을 앞둔 2021년 2월 호남지역 공략을 위해 20억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직무대리한테 요구하자 유 전직무대리는 지난해 4∼8월 천하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현금 8억4700만원을 건내 받고 김 부원장에게 최종적으로 6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수사에서 드러났다.
이처럼 이 대표가 여론조사 결과 선두를 달렸지만 호남 출신의 이낙연 전 대표나 정세균 총리에 비해 호남지지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호남내 지지세 확대를 위해 지지모임이나 연이어 발대식을 가졌다는 것. 검찰은 김 부원장이 이 대표 캠프에서 조직관련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에 주목,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받은 돈 6억 원이 쓰인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이정근 사무부총장 녹취록에서 밝혀진 돈 봉투 살포의혹은 민주당이 수권정당 이라기 보다는 쩐의 정당 같다면서 실망한 사람이 많다.
송영길을 당 대표로 만들려고 윤관석 의원 이정근 사무부총장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 등이 9400만원의 현금을 10여명의 의원과 핵심조직원에게 나눠줬다는 것. 정성호 의원은 300만원은 식대수준의 돈으로 별것 아니다고 의미를 축소했다가 여론으로부터 거센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최근 조합장 선거에서 10만원만 받아도 구속된 마당에 엄청난 액수의 현금을 살포하고도 아무일 아니라는 식으로 말한 것은 법 앞의 평등을 짓밟는 처사라고 맹비난했다.
그간 각종 선거때마다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온 호남인들은 후보들이 선거 때마다 돈을 뿌린 것에 실망하면서 자존심이 몹시 상했다는 반응이다. 돈으로 표를 사서 대표가 되려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틀을 흔든 불법행위인 만큼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다. 민주당도 어물쩍하게 꼬리자르기식으로 넘기려 했다가는 유권자들의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 뻔하기 때문에 음참마속의 심정으로 돈선거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을 내 놓아야 한다.
민주당은 호남인의 자존심을 손상했기 때문에 먼저 각성해야 한다. 내년 총선 때 그에 상응하는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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