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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과 초대형행사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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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군산 대야에서 김제 쪽으로 달리다 보면 다리가 여러 개 있는데 그중에 엄청 낡고 눈길 끄는 게 옛 만경대교인 새창이다리다. 일제강점기 기존 가교의 안전 문제와 군산∼김제 간 수송상 편의를 위해 1933년 준공된 콘크리트교인데 넓은 평야지대에서 수확한 양곡을 일본으로 수탈하는 용도로 쓰였다. 교통량이 급증하고 다리가 너무 낡아 1998년 바로 옆에 새로운 만경대교가 그 기능을 대신하게 됐다. 1933년 8월 4일자 동아일보를 보면 성대한 만경교 낙성식이 거행됐고, 총공사비는 오만원이 들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에는 육상 도로뿐 아니라 비행기, 선박 등의 접근성 여부가 발전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곤한다. 극히 범위를 좁혀 최근 수십년간 전북에서 만들어진 도로나 주요 건물 등을 보면 거의 대부분 대형 행사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철거를 시작한 전주종합경기장은 1963년 전국체전을 개최하기 위해 시민들의 성금으로 지어진 것이다. 무주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전초전 성격으로 1997년 무주-전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개최하면서 만들어진게 바로 전주∼무주간 직선 도로이며, 전주시 서신동 일대 선수촌 아파트 역시 낙수효과라고 할 수 있다. 전북에서는 5월 아태마스터스대회, 8월 세계잼버리대회 등 제법 굵직한 대회가 잇따라 열리는데 세계잼버리대회는 사실 공항을 비롯한 인프라 확충을 위한 명분 쌓기용 성격이 짙었다. 코로나 여파라고는 하지만 아태마스터스대회의 경우 투자한 재원에 비해 지역사회에 얼마나 많은 경제적 파급효과나 인프라 확충을 가져왔는지는 좀 더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듯 하다. 과거는 그렇다치고 문제는 지금부터다. 새만금 지역을 중심으로 전북이 앞으로 도약하려면 초대형 장기 프로젝트를 유치해야만 한다. 서울올림픽(’88)·인천아시안게임(‘14), 부산아시안게임(‘02)·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11), 광주유니버시아드(’15), 평창동계올림픽(’18) 등 각 권역에서는 앞다투어 국제종합경기대회를 개최했다. 국제종합경기대회 불모지로 남아있던 충청권마저 2027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공동유치를 해냈다. 심지어 광주시와 대구시는 ‘2038 하계아시안게임’ 공동 유치에 나섰다. 낮은 경제성으로 표류 중인 달빛내륙철도(광주 송정~서대구역) 추진을 위한 카드로 활용함은 물론이다. 구태여 2030년 세계엑스포 유치에 나선 부산시, 2036년 올림픽 유치에 나선 서울시를 예로 들 필요도 없다. 그간 대형 국제행사 유치, 개최 등 과정에서 정부 차원의 지원으로 공항·철도 등 SOC 건설에 나선 사례는 수없이 많다. 새만금 일대는 기업유치나 도시기반을 갖추는게 급선무이나 이를 위해서라도 대형 국제행사가 필요하다. 포장만 잘하면 새만금은 동북아에서도 상징성을 지닐 수 있기에 스포츠 분야에서 초대형 국제행사를 유치해 장기간 끌고 나가면 인프라 확충에도 탄력을 받을 것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졸면 죽는다. 뭔가 저질러야 하나라도 건진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위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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