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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동물원과 어린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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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5월, 어린이날이 다가온다. 자녀와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봄나들이를 계획하고 있는 가정이 많을 것이다. 어린이날 전북지역에서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단연 전주동물원이다. 동물원 내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주변에 덕진공원과 체련공원도 있으니 화창한 봄날 가족 나들이 장소로는 부족함이 없다. 해마다 어린이날이면 구름인파가 몰렸다. 올해도 그럴 것이다.

지난 1978년 개원한 전주동물원은 지방 소재 동물원 중 가장 오래된 시설이다. 그 규모도 전국적으로 손꼽힌다. 김승수 전 시장은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을 역점 추진했다. 쇠창살 안 콘크리트 바닥에 동물을 몰아넣는 형태의 사육환경을 대폭 개선해 동물 친화적인 생태 서식지로 조성했다. 인간과 동물이 교감하는 생태동물원으로 거듭난 전주동물원은 각종 영화와 방송 촬영 장소로 각광받기도 했다. 

전주동물원 내 놀이시설인 드림랜드는 1980년 개장했다. 이후 1992년 민간투자 방식으로 기존 시설을 철거한 후 10종의 놀이시설을 재설치했다. 그리고 2002년 전주시가 시설을 기부채납 받아 민간업체에 임대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설은 지난해 11월 운영이 중단됐다. 노후시설 고장에 따른 잇단 사고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드림랜드 현대화 사업’을 공약사업으로 역점 추진하고 있다. 기존 놀이시설을 동물원 인근 외곽부지로 확장 이전하는 사업으로, 올해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한다. 동물원 후문(남측) 주차장과 외곽 6만8600㎡ 부지에 놀이시설과 휴식공간을 새롭게 조성한다는 청사진이다. 기존 부지 면적에 비해 20배가 넘는 규모다. 시설 노후화로 젊은층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가 제한돼 있는데다 안전성 문제까지 부각돼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동물원 놀이시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확장 이전을 통한 현대화 사업은 일단 반길 만한 일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우선 전주시가 620억 원 정도로 추산되는 막대한 사업비를 일시에 투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결국 민간 투자 방식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럴 경우 민간 투자자를 찾지 못해 사업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다시 변화를 예고한 전주동물원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당장 이번 어린이날이 걱정이다. 한껏 설레는 마음으로 가족과 함께 동물원을 찾은 우리 아이들이 크게 실망할 수 있어서다. 안전점검을 이유로 지난해 11월 무기한 휴장에 들어간 놀이시설은 이번 어린이날에도 운영되지 않는다. 게다가 최근 동물 폐사에 따른 입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기린 등 몇몇 인기 동물이 아예 사라지거나 개체수가 줄었다. 볼거리·즐길거리가 예년만 못하다. 또 동물원 곳곳에서 시설 신축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어 방문객들의 불편도 예상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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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동물원 #어린이날 #놀이시설
김종표 kimjp@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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