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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새 아침을 여는 시] 대야-채영석

하늘을 담아내는

넌 누구냐

 

하루도 그윽할 날 없는 이 마음

티끌 없기를 쫓고 쫓건만

멀건 날은 한 손에 꼽힐 뿐인데

 

명지바람에는 잔물결치고

뜬구름에는 그늘 드리우고

하늘빛에는 끝 모를 쪽빛 물들이는

허물이 허물 아닌 듯

 

자신을 내어주는

넌 누구냐

 

△ 대야는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義)가 없다. 손이 없어서 움켜쥐지도 않고 발이 없어서 달아나지도 않는다. 대야는 배알도 없다. 자기만의 고집이 없고 생각조차 없는 듯하다. 그저 “하늘을 담아”낼 뿐이다. “멀건 날은 한 손에 꼽힐”정도여서 “하루도 그윽할 날 없”다. 그래도 대야는 하늘을 담아낼 뿐이다. ‘말없이 말을 건네올 뿐이다.’ 모든 기관이 얼굴 한 개뿐인 대야, ‘대야’라는 말을 입 안에 넣고 가만히 굴려보면 끝없이 너른 수평선 너머까지 마음이 펼쳐지는 듯하다. 오늘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깨끗한 손을 가진 듯하다./김제 김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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