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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 존재와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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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주시청 간부 1~2명이 ‘시장 측근’ 임을 내세워 호가호위한다는 소문에 때아닌 홍역을 치렀다. 그들은 한술 더 떠 조만간 요직으로 옮길 것이란 뉘앙스까지 풍겨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이런 사례들은 과거 관가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그럼에도 이번 해프닝이 과거와 달리 주목을 받은 건 민선 8기 핵심 측근에 대한 실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도청과 전주시청 주변에선 진짜 누구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임 김완주-송하진 시절 이른바 캠프 측근 중심의 권력 질서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 이들은 각자 전주시장과 도지사 재임 16년 동안 나름 탄탄한 조직 관리를 해왔다. 그 측근 참모 중에는 국회의원과 단체장도 배출됐다. 이에 반해 당선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닻을 올린 김관영 우범기 후보 캠프는 출발이 단출했다. 

지금은 지역 정치권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두 사람의 핵심 측근을 둘러싼 얘기는 피상적이다. 당선자 인수위 때와 달리 독보적 위치의 캠프 측근이 눈에 띄지 않은 것도 선거전 양상과 맞물려 있다. 이들의 당선 과정은 문자 그대로 반전을 거듭한 살얼음판의 연속이었다. 압도적 1위였던 송하진 후보와 여론조사 선두 임정엽 후보가 돌연 컷오프 되면서 승기를 잡았다. 결국 독자 세력이 아닌 이들과 연대를 통해 권력을 거머쥔 셈이다.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의 시대적 요구가 그들 상승 기류에 불을 지핀 것이다. 둘 다 선거 캠프 조직력 보다는 자신의 인물 경쟁력 우위가 선거에서 어필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독자적으로 집권한 김완주-송하진 캠프의 측근 위상과 결정적 차이를 보이는 배경이다.

시중 여론은 김관영 지사와 우범기 시장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다. 취임 1년이 흘렀지만 그간 이들이 보여준 변화와 개혁 의지를 확인한 까닭이다. 그러나 두 사람 원맨쇼 활약에 비해 참모들 역할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김완주-송하진 시절 최측근 비서실장과 캠프 핵심 대외협력 라인이 민심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건 김 지사의 경우 정치권의 지원사격 없이 홀로 전북 마케팅에 올인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쌍두마차인 김종훈 경제부지사가 그나마 이름값을 하는 정도다. 새로 합류한 임상규 행정부지사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력 흐름에 민감한 공직 사회의 이런 분위기는 현안 추진에서도 크게 작용한다. 전임자의 오랜 시절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캠프 참모들은 주군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이들과 코드 맞추기를 통해 익숙한 조직 문화 속에서 단체장 혼자 역동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 물론 취임 초 김 지사가 200여 명 넘는 팀장급에게 타시도 벤치마킹 사례를 공모, 포상 승진 등을 통해 강한 의욕을 불러일으킨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소통의 리더십을 이어 받아 철벽 마무리투수 역할의 측근 참모가 보이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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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모
김영곤 kyg@jj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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