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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흥남동 고개-김익남

아리랑 아리랑 흥남동 고개를 넘자

어린 시절 고개 넘어 학교에 가고

하교 후 고개 위 산 말랭이에서 땀을 닦았지

서쪽은 시가지 전망

동쪽은 논과 밭 끝없이 이어진 곳

 

말랭이 초가집

한 채는 양철지붕

가난한 이웃들 골목길에 모여 살았지

 

마부였던 친구 아버지 말 앞세워 아리랑 고개 넘고

어머니는 학독에서 보리쌀 갈고

밀가루 수제비 만들어 나눠 먹고

 

엿장수 친구 아버지 팔고 남은 엿 나눠 먹던 그 시절

친구들 어디로 갔을까

보고 싶은 그 얼굴들

 

△ “산 말랭이에서 땀을 닦았”던 소년이 기억으로 땀을 닦는다. “흥남동 고개”처럼 등굽은 허리를 펴고 옛 추억을 더듬어 본다. 수제비 맛도 떠올려 보면 저절로 아리랑 고개를 넘어 학교에 가던 책가방이 무겁다. 어쩌랴. 달콤한 엿처럼 항상 떠오르는 친구도 이젠 혼자서 아리랑 고개를 넘고 있겠지. 지금 어디선가 친구들도 화자를 목청껏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너무 먼 곳에서. /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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