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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관광도시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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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물의 도시베네치아가 세계문화유산이 된 것은 1987년이다. 유네스코는 그해, 120여 개 섬으로 이뤄진 베네치아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인정해 도시 전체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후 36, 베네치아가 위험에 처한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될 위기에 놓였다. 유네스코가 지난 7기후변화와 과도한 개발, 많은 관광객 영향으로 유산의 문화적 가치가 위협받고 있으나 문화유산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위험에 처한 세계문화유산 목록등재를 권고했기 때문이다. ‘위험에 처한 세계문화유산 목록은 보호 대책과 관리 소홀로 훼손 위기에 처한 유산을 특별히 관리하기 위한 명단이다. 이 목록에 올랐는데도 유네스코가 제시한 보호 대책을 수행하지 않아 가치를 훼손하면 세계문화유산 자격을 박탈당하게 된다. 알려지기로는 '위험 목록'으로 분류된 세계문화유산은 55개다.

사실 2,800만 명 관광도시 베네치아의 위기는 예고된 것이었다. 세계적인 관광도시들이 그렇듯이 베네치아도 몰려오는 관광객들과 도시 확장을 위한 난개발로 도시와 건축물이 손상되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 상업적 관광지가 된 베네치아는 관광객들이 도시를 점령하고 주민들의 삶을 침범해 오래된 상점이나 주민들이 쫓겨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으로 이어지는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의 대표적인 도시였다.

베네치아의 상황이 절정에 이른 것은 2017년이다. 한때 30만 명에 이르렀던 베니스의 인구가 5만 명 이하로 줄어든 즈음이었다. 주민들은 베네치아에 입항하는 크루즈를 막고 피켓과 깃발을 흔들며 저항하는 시위를 벌였다. ‘우리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는다고 쓴 피켓을 들고 나선 주민들의 시위는 곧 자신들이 살고 있는 도시가 관광객들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절규였다.

베네치아는 2년 전에도 유네스코의 경고를 받았다. 몰려오는 관광객으로 도시 전체가 시달리는데도 정부가 소극적 입장을 취하자 베네치아의 시장은 스스로 유네스코에 우리를 블랙리스트에 올려달라고 공개적으로 청원했다. 이탈리아 정부가 뒤늦게 크루즈 선과 같은 대형 선박 출입을 금지하는 등의 비상조치를 취했지만 국면은 나아지지 않았다. 시민들의 저항 시위에 수상버스의 우선 탑승권을 주민에게 보장하고 베네치아 일일 입장 관광객 수를 조절하는 대책까지 내놓았지만 역부족이었던 모양이다.

베네치아의 위험 목록등재(?)는 9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제45차 회의에서 결정된다. 유네스코 특별 관리 과정을 거치면 망가진 이 도시의 역사 문화적 가치가 회복될 수 있을까. 아름다운 물의 도시 베네치아의 추락이 안타깝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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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kime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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