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0:41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오목대
오피니언

구글이 한글을 주목한 이유

image

연이은 긴 연휴의 마지막은 한글날이었다.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이 된 것은 두 번째다. 한글날은 2013년 다시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1991년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22년 만이었다. 그즈음 여론조사는 국민 80% 이상이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원했다. 그만큼 한글날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높았었다는 결과였다. 알려지기로는 문자의 날을 국가 기념일로 만든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 2013, 세계 최고 검색 사이트인 '구글'(Google)이 한글 세계화에 동행하겠다고 나섰다. 그해 10,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슈미트 회장은 당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세계 속 한국 문화의 융성을 위한 협력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한글 등 한국 문화 세계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발표했다. 그 대부분이 반가웠으나 특히 한국 문화 홍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구글 문화연구원을 만들고 한국의 주요 문화 자료를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해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은 더 흥미로웠다. 2014년 개관을 앞두고 있던 국립한글박물관의 '어린이 교육체험실''한글배움터', 온라인상에서 한글의 기본원리를 배울 수 있는 웹프로그램 개발 지원도 선물이었다.

슈미트 회장은 한글에 관심이 컸다. 그가 특히 주목했던 것은 백성들이 쓰기 쉬운 문자를 만들고자 했던 한글 창제 취지였던 모양이다. 그는 '전 세계 정보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게 한다는 구글의 취지와도 통한다며 한국이 디지털 기술이 앞서갈 수 있는 것도 세계에서 가장 직관적인 문자인 한글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디지털 시대, 한글의 우수성은 실제 여러모로 증명된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합해 28자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음성은 물론 자연의 소리까지 컴퓨터상에서 11,172자를 표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자 통신도 한글은 영어나 다른 글자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가령 중국어는 3만 개가 넘는 한자를 직접 자판에 나열할 수 없어 발음을 영어로 입력한 후 단어마다 입력 키를 눌러 한자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때 한글로는 5초 걸리는 문장을 중국이나 일본 문자는 35초 걸린다는 결과도 있으니 한국이 IT 강국이 되기까지 한글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은 과장이 아니다.

'600년 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해 백성의 평등한 소통을 꿈꿨듯, 인터넷을 통해 세계인이 한국 문화를 배우고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하겠다'10년 전 구글의 선택. 한글의 본질적인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 김은정 선임기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글날 ##구글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세종대왕 ##한글 창제
김은정 kimej@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