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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의 갑질 의혹까지…교사 설 자리가 없다

학부모 갑질로 초등학교 교사가 목숨을 끊더니, 이제는 교장이 교사에게 갑질을 해 문제가 되고 있다. 교사들의 교권이 설 자리가 없게 된 것이다. 전북지역에서 불거진 교장 갑질 의혹을 교육부와 전북교육청은 신속히 파악해 엄중한 조치를 취했으면 한다.

도내 초등학교 교장의 갑질 의혹은 전북교육청에 대한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에서 드러났다. 군산에 있는 교육부 소속의 초등학교 교장은 자신의 마라톤 기록을 휴일에 교사 등 30여 명이 가입된 단톡방에 올리고, 학교 홍보게시판에 기록갱신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었다고 한다. 또 저녁에 성악 동아리 활동을 위해 교장실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성악연습을 하는가 하면 딸이 운영하는 빵집에서 최근까지 10차례에 걸쳐 빵과 음료 등을 업무추진카드로 결제했다. 사실이라면 학교를 사유화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5년 전인 2018년, 관내 학교와 가진 배구대회에서 자신이 교장으로 있는 학교가 패배하자 일어난 일이다. 회식 자리에서 자신에게 공을 토스해 주지 않았다며 신규교사의 뺨을 때렸다는 것이다. 이처럼 행정사무감사에서 폭로된 갑질 의혹은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선 안될 일이다. 반면 당사자인 교장은 “억울하다”며 “제보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하고 있어 진상 파악이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교사에 대한 교장의 갑질 의혹은 예사로 볼 문제가 아니다. 교장은 학교의 경영자로서 학교 운영에 관한 거의 전권을 쥐고 있다. 이를 위해 교장은 교직원과 학생, 학부모 등 학교 공동체 구성원의 신뢰를 바탕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그런데 학교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교장이 교직원에게 갑질을 하면 공동체의 신뢰가 깨지고 조직은 모래알이 되기 십상이다. 학생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교장을 누가 따르겠는가. 

그렇지 않아도 요즘 학교는 교권이 서지 않아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할 정도다. 학부모들은 내 자식만을 금쪽 같이 알아 악성 민원을 넣고 학생이 교사를 폭행해도 처벌이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러한 교권 침해를 견디지 못해 최근 6년간 자살한 교사가 100명이 넘는다. 그중 57멍이 초등교사다. 올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학교관리자의 갑질 신고는 71%가 처분조차 받지 않았다. 이번 사안을 명백히 밝혀내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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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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