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사업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새만금위원회’의 역할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전북 인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민간위원들의 역할이 아쉽다. 새만금위원회는 새만금사업 지역의 효율적인 개발, 관리 및 환경보전 등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심의기구다. 당연직 정부위원과 관계부처의 추천을 받은 민간위원들로 구성되며 국무총리와 민간위원장이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지난 7월 출범해 2년 간 활동하게 될 ‘제8기 새만금위원회’에는 투자유치와 에너지·신산업, 도시·개발·농업, 문화·관광 콘텐츠, 환경·해양 등의 분야에서 전문가 15명이 민간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가운데 전북대·전주대 교수 등 전북지역 인사 7명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전북도는 새만금사업 추진 과정에서 중앙부처와의 소통이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기존 분야에 더해 투자유치 분야에서 민간 전문가들이 신규 위원으로 위촉됨에 따라 기업유치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곧바로 물거품이 됐다. 정부가 내년 새만금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새만금기본계획(MP) 재수립을 추진하는 등 사업을 뿌리째 흔들고 있는 상황에서 부당성을 지적하거나 이의를 제기한 민간위원은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9년 당시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근거로 출범한 새만금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민간위원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탓이 크다. 민·관공동 위원회에서 민간위원들이 해당 분야 전문가로서 제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그 위원회는 정부 정책에 당위성만 부여하는 형식적인 통과절차로 전락하게 된다. 당연히 존재의 의미도 없어질 것이다.
새만금위원회는 새만금사업 관련 중요 의사결정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는 기구다. 사업의 속도와 방향을 결정하는 데 막중한 역할을 하게 된다. 사실상 임무가 정해진 당연직 정부위원보다는 전문성을 인정받은 민간위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간위원들이 정부 눈치보기에 급급해 거수기 역할에 그친다면 위원회는 존재 의미를 상실하게 된다. 30년 넘게 우여곡절을 겪은 새만금사업이 다시 갈림길에 놓였다. 새만금위원회의 역할, 특히 민간위원들의 강단 있는 목소리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