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에 본사를 둔 하림그룹이 HMM(옛 현대상선)을 품게 됐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하림그룹·JKL컨소시엄을 HMM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 컨소시엄은 추가 협상을 거쳐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하림그룹은 HMM 인수 후 벌크선 분야 1위 업체인 팬오션(옛 범양상선)과 컨테이너선 주력인 HMM이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재계 순위 27위인 하림의 그룹 자산은 약 43조 원으로 재계 순위가 13위까지 올라간다. 전북의 향토기업으로 출발한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하게 된 것을 도민과 함께 축하한다. 일부에서 ‘새우가 고래를 품었다’고 말하기도 하나 최종 협상을 체결하고 승승장구해 전북의 긍지를 드높였으면 한다.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지만 아직 난관이 없지 않다. 세계적으로 해운 경기가 침체한데다 자금 조달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인수금액 6조4000억원을 하림그룹 자체만으로 조달하기 어렵고 서울 양재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도시첨단물류단지를 짓고 있어 더욱 그러하다. 또 HMM 노조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러나 창업주 김홍국 회장은 병아리 10마리로 신화를 일군 인물이다. 1978년 익산시에 황등농장을 세우며 양계업에 뛰어들어 각종 M&A를 통해 회사 몸집을 불렸다. 1986년 하림식품을 세운 뒤 2001년 천하제일사료를 계열사로 편입하며 하림그룹을 출범시켰다. 이어 사료기업 선진, 돈육업체 대상팜스코를 차례로 사들였다. 육계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해 2015년엔 곡물 등을 실어나르는 벌크선 회사인 팬오션을 인수했다. 당시 무리한 투자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김 회장은 평소 나폴레옹을 존경해 ‘불가능은 없다’는 도전정신을 앞세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 사랑 정신이 남다르다. 하림그룹은 서울 본사를 2019년 익산으로 옮겼을 뿐 아니라 전북지역에 17개 개열사 55개 사업장을 두고 전북도와 익산시가 추진하는 여러 사업을 후원하고 있다. 전북 도민들 역시 2003년 익산의 도계공장 화재시 성금과 자원봉사로 지켜주었다. 이번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돼 하림그룹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발돋움했으면 한다. 나아가 낙후된 전북경제에도 크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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