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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전략 공천의 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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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슽/정윤성

- 전주을 선거구가 4월 총선에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민주당의 전략 지역구로 지정되면서 전략 공천 가능성까지 거론되기 때문이다. 정운천 양경숙 강성희 의원 등 3명의 현역이 뛰어든 데다 강력한 지지 기반의 민주당에선 6명의 예비 후보가 경쟁하는 양상이다. 이런 구도에서 전략 공천이 불거지자 그에 따른 셈법이 복잡해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고 지구당에 대한 관행적 조치를 넘어 실제 전략 공천으로 이어질지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그런 가운데 전략 공천의 배경을 궁금해하며 다소 의외라는 반응과 함께 부정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자칫 역풍을 불러 선거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 상대방 후보 보다 당선 가능성이 낮거나 전략상 꼭 차지해야 할 선거구에 거물급 인사를 투입해 공천하는 방식이다. 가끔 당선시켜야 할 인물을 강세 지역에 배치해 금배지를 달아주는 경우에도 이 카드를 꺼내 든다. 그렇다면 이 같은 전략 공천 기조에 전주을 선거구가 부합하느냐 여부다. 민주당에선 국민의힘 정 의원, 진보당 강 의원과의 3자 대진표가 크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전통적 우세 지역에다 예비 후보들이 오래전부터 표밭을 가꿔온 터라 바닥 민심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다 전북은 텃밭인 만큼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전체 선거 흐름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분류하기도 어렵다.

- 오랜 동안 바람 잘 날이 없었던 전주을의 최근 민심 추이를 보면  답이 나온다. 지난해 4월 재선거에서 탄탄한 지지층을 갖고도 후보를 내지 못할 만큼 민주당 시선이 곱지않은 데다 투표율마저 역대 최저치인 26.8%를 기록했다. 이곳은 사실상 재선 국회의원을 불허할 만큼 유권자의 정치 의식이 높고 중산층이 많아 섣불리 판세를 점칠 수 없는 지역이다. 이런 지역 정서를 감안하면 결코 만만치 않은 본선 대결에서 끈끈한 조직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시 말해 이탈 세력이 발생해 기존 선거 전열이 흐트러지면 3자 구도의 팽팽한 싸움에서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 전략 공천의 부정 이미지는 이른바 낙하산 공천이다. 이로 인해 경선 자체가 배제됨으로써 후보 반발, 지역 민심 이반의 후폭풍이 거세다는 점이다. 전주을은 과거 뿌리 깊은 경선 갈등에서 비롯된 앙금이 남아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전략 공천 강행으로 탈당과 무소속 출마, 역선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위험 부담이 크다. 더욱이 전략 공천은 상향식 정당 민주주의에 역행할 뿐 더러 경선 무산에 따른 해당(害黨) 행위에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이런 돌출 변수를 최대한으로 억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바로 경선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김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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