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는 일리노이주 주도인 스프링필드에서 역사적인 출마선언을 했고, 결국 뜻을 이뤘다. 오바마가 정치적 고향인 시카고가 아닌 스프링필드에서 출마선언을 한 것은 링컨이 이곳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한 때문이다. "분열된 집안이 오래 갈 수 없듯이 미 연방도 노예와 자유를 지지하는 세력으로 나뉘어서는 계속될수 없다"는 스프링필드 연설은 게티스버그 연설과 함께 명 연설로 꼽힌다.
국가도, 기업도, 가정도 다 마찬가지다. 지금 곤궁해도 단합하고 화합하면 미래가 있지만, 당장 풍요로운 듯 해도 내적으로 분열된 공동체의 쇠락은 시간의 문제일뿐 결론은 명확하다. 얼마 전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해야만 했다. 모든 면에서 아예 비교대상도 되지 않던 요르단이 완벽하게 한국을 제압했기 때문이다. 조금 시간이 흐른 뒤 사람들은 그 이유를 알았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퉜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주장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는가 하면, 고참 선수들은 이강인을 출전 명단에서 빼달라고 감독에게 요구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기가막힐 일이다. 한국팀 소행으로 보자면 0-2가 아니라 0-7 정도로 더 참패하는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명색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나간 톱 클래스 선수들의 행태는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한심 그 자체다. 선수단에 대한 강력한 조치와는 별개로 정몽규 축구협회장, 클린스만 감독의 사퇴를 비롯한 축구협회 전체의 환골탈태가 이뤄지지 않고서는 국민들의 분노를 어떻게 잠재울지 가늠이 안된다.
목전에 다가온 총선 결과는 백척간두에 선 전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저마다 지역발전의 기수가 되겠다고 큰소리치고 있으나 후보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정치인생 궤적을 보면 크게 눈에 띄는 이가 거의없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이 지난달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북 국회의원들의 존재감 부재를 정면으로 거론, 눈길을 끌었다. "민주당 전북 의원들은 이름도 모르겠고 지도부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그가 신당에 참여했기에 기존 민주당 의원들을 강력히 비판해야만 하는 상황을 십분 감안하더라도 어쨌든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도민은 안중에도 없고 공천장을 주는 중앙당 실력자만 쫒아온 것이 지난 수십년 전북의 현실 아니던가. 전북 의원들이 최고위원을 비롯한 주요 당직 후보로조차 나설 수 없었던 것은 결국 존재감 부재와 더불어 분열된 집안의 적나라한 현주소였다. 똘똘 뭉쳐도 될까말까한데 지역 의원들끼리도 사분오열돼 있으니 당선은 커녕 중앙당 주요 당직에 도전조차 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올 새만금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보는 시각은 전북도민과 지역정치권이 전혀 다르다. 기재부 심의단계에서 크게 삭감된 새만금 예산이 국회에서 일부 복원된데 대해 지역 정치인들은 선방했다고 자랑하고 있으나 대다수 도민들은 혀를 끌끌차고 있다. 선량과 주민의 인식차가 이처럼 큰 것이다. 누구를 뽑아서 전북공동체 발전에 기여토록 할 것인가. 고뇌에 찬 불면의 나날을 보내는 도민들이 많아지고 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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