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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아침 결식 개선 시범사업, 먹거리 통합돌봄의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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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사)세상을바꾸는밥상 대표이사

“밥 안 먹고 학교가면, 큰 일 난다.”

어렸을 적 필자의 엄마는 학교갈 때 무조건 아침밥을 먹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그래서 당연히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에게도 아침밥을 꼭 먹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친구 중에는 아침밥을 먹고 오지 않는 친구도 꽤 있다고 한다. 한참 성장하고 공부를 해야 할 나이에 아침을 먹지 않는다고 하니, 괜히 마음이 쓰인다.

국민건강영양조사(1998~2018)에서 우리나라 전체 청소년의 아침 식사 결식률은 1998년 약 17.9%에서 2008년에는 약 27.0%, 2018년 약 37.4%로 지난 20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2022년 교육부와 질병 관리청에서 조사한 ‘학생 건강’ 및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에 따르면 아침 식사 결식률은 39.0%로 나타났다. 식사 결식 이유로는 아침 식사 결식 이유로는 ‘시간이 없어서(35.1%)가 가장 많았고, ’식욕이 없어서(21.4%)가 뒤를 이었다. 

전북교육청은 올해부터 도내 중학교 대상 ‘아침 결식 개선 시범사업’을 시행한다. 위 조사에서 도내 초·중·고 학생 44.3%가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전국 1위의 결식률을 보인 것에 대한 대책으로 보인다. 시범적으로 15개 학교를 대상으로 올해 3월부터 운영 계획이다. 아침 결식 시범사업 지원 대상은 교직원 간의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친 도내 중학교 중 희망교 신청 학생이며, 학생 1인당 1일 3000원씩 연간 총 190일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아이들의 결식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우려가 되는 것은 현장의 준비 상황과 예산의 부족이다. 아침 식사 제공을 위하여 조리원 근무를 확대하기 어려우며, 예산도 건강한 한 끼를 제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학생들에게 건강한 한 끼 식사가 아닌, 간편 가공식품이 제공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북 익산에는 사회적협동조합 청년식당이 있다. 애초 학교 밖 돌봄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방 중 초등돌봄 도시락공급에 이어 인근 대학교 천원의 아침밥 공급으로 먹거리 돌봄 영역을 확장 중이다. 가능한 한 지역산 식재료를 쓰고, 인스턴트에 의존 않는 직접조리로 밥상안전과 질을 높이며, 일자리를 창출하는 1석 3조의 사회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청소년 아침 결식 사례를 포함해 생애주기별 먹거리 돌봄 수요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학생 천원의 아침밥이 그러하고, 총선 국면에서 급부상 중인 주 5일 경로당 무료급식이 대표적이다. 문제는 공공성에 기반한 양질의 먹거리 서비스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새로운 시스템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그 방식은 청년식당 사례에서 보듯이 사회적경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 단순한 현금지원 방식을 벗어나 밥상 질을 높이고, 지역 농업 연결망을 강화하며, 그 결과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먹거리 제 주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통해 현실화해야 한다.

한편, 먹거리 돌봄은 시군 단위 또는 읍면 단위에서 통합적으로 접근하고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 아동, 학생, 청년, 여성, 노인, 장애인, 취약계층 등 먹거리 돌봄을 수행할 핵심주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자는 것이다. 그 대안으로 공공형‧통합형 먹거리돌봄센터 모델이 떠오르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가 모델 구축의 선구자가 되길 기대한다.

/이효진 (사)세상을바꾸는밥상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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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진 #새벽메아리 #먹거리통합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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