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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봄비 소리-구연배

꽃 피는 일만큼이나

가슴 떨리고 먹먹한 소리

 

천방지축 봄바람

햇볕은 누이처럼 따사로운데

숲 속의 앳된 연두 잎

고요를 밟으며 산불처럼 번진다.

 

새롭다는 것은

누군가를 맞이하는 일

상처 딱지를 떼는 일

 

봄날의 오후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눈시울 따끔거리고

북방의 황사바람 소용돌이치는데

 

심장을 다독이는 저음의 

봄비소리

꽃잎 가슴을 저민다.

 

△ 봄이 되면 숲속의 연두가 산등성이를 타고 내려온다. 뒤이어 “가슴 떨리고 먹먹한 소리”로 꽃이 피어난다. ‘피어난다’는 말은 ‘터진다’는 말, ‘터진다’는 말은 ‘쏟아낸다’는 말, ‘쏟아낸다’는 말은 ‘다독인다’는 말, ‘다독인다’는 말은 ‘고요해진다’는 말과 서로 손을 잡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봄이 오면 “상처 딱지를 떼”고 “숲속의 앳된 연두 잎/고요를 밟으며”피어나는 것이다. “가슴 떨리고 먹먹”하게 세상이 다시 피어나는 것이다./ 김제 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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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꽃 #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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