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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호남은 왜 대선 후보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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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년에 대통령 선거가 있다. 대선을 지금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호남에 의미 있는 후보가 출현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은 단언할 수 있다.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를 지금 왜 하는가. 이것이 빗나가기를 바라며, 최소한 그 다음 선거에라도 바뀌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지금 호남의 토양에서 여당 대선후보는 나올 수 없다.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그런데 몰표와 싹쓸이로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야당에도 없다. 야당에는 왜 없을까? 대통령은 고사하고 대통령 후보조차 없는 이 비극의 뿌리는 무엇인가. 언제 어떻게 누구에 의해서 시작된 것인가. 그 시작은 친노이고, 친문과 친명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이들은 호남의 대표권을 대리 행사하면서 집요하고 잔인하게 호남 유망주의 싹을 자르고 있다. 

호남의 절대적 지지로 당선된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당시 민주당을 ‘지역주의 부패정당’으로 몰아 고사를 시도했다. 호남 몰표에 대해서는 고마워하기는커녕 “호남 사람들이 나를 위해서 찍었나요. 이회창 안 찍으려고 나를 찍은 거지”라고 비아냥거렸다. 문재인은 호남 정치의 맥을 끊기 위해 대북송금특검을 추진하고, 아예 스스로 ‘부산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호남표로 세워진 부산정권이라는 해괴한 논리다.

이들은 호남에 대해서 겁박을 일삼았다. 분열하면 진다. 호남 후보도 안 된다. 호남이 후보를 내면 ‘지역주의’가 되고 당은 지역당으로 전락한다. 다른 지역에서 호남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기 때문에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여당과의 싸움은 우리가 할 테니 호남은 표만 찍어라. 친노는 2007년 정동영 대통령 후보의 낙선에 적극 동참함으로써 말로 하던 겁박을 스스로 실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렇게 탄생했다.  

분열과 통합의 우여곡절 끝에 다시 당권을 잡은 친노는 2012년 총선 때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호남 중진들을 지역으로부터 분리 제거했다. 목적은 호남의 중진이 대권주자로 성장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이었다. 다수의 호남 중진이 이때 학살당했다. 호남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2016년 호남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승리한 것은 그 반작용이었다. 

이때까지의 호남 중진 제거작업이 호남이라는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2024년 친명은 한술 더 뜬다. 친명은 호남 지역은 물론 타지에서 성장한 호남 출신까지 색출해서 제거했다. 반기를 든 이낙연은 지역에서 알아서 잘라줬다. 이제 호남에는 고개를 들지 않을 정치인들만 남았다. ‘고개 들면 죽는다’는 것을 본 생존자들이 고개를 들지 않도록 순치(馴致)되는 것은 당연하다. 

호남은 왜 이들의 무도한 행위에 눈 감는가. 이들이 호남의 염원을 실현해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들은 호남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배신했다. 호남의 염원을 이들에게 위탁하는 것은 부질없고 무망하다.  

호남은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표 찍는 인질’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 땅 내주고 스스로 소작농으로 내려앉는 어리석음을 멈춰야 한다. 대통령은 고사하고 대통령 후보조차 못내는 이 비극의 막을 내려야 한다. 

그 시작은 타지인의 호남 대표권 행사를 거부하고 대표권을 회수하는 것이다. 대표권을 스스로 행사하면 자연스럽게 유망주의 싹이 트고 후보‘깜’이 성장할 것이다. 질 때 지더라도 호남도 대선에 후보라도 내야하지 않겠는가.

/조배숙 국회의원 (국민의힘 전북특별자치도당위원장∙비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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