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히 피어 우리 곁에서 즐거움으로 함께 했던 봄꽃 대신 그 자리를 짙푸른 녹음이 더해가는 6월, 그러나 기후 온난화로 인해 갈수록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우리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6월이면 ‘우리 땅, 우리 바다, 우리 하늘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호국영령과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이 떠오르기에 경건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들이 나라를 위해 기꺼이 고난의 길을 선택함으로써 우리는 오늘의 안락함을 누리게 된 것입니다.
‘호국보훈(護國報勳)’이란 나라를 지키고, 나라를 위해 힘쓰신 분들의 공훈에 보답한다는 뜻입니다. ‘충’의 덕목을 가장 먼저 실천하고 온갖 역경 속에서도 헌신적인 삶으로 우리 사회의 귀감이 된다. 매년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기념행사가 곳곳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전북자치도에서도 ‘제69회 현충일 추념식’을 시작으로 ‘제15회 호국영령 합동추모제’와 ‘제74주년 6.25전쟁 기념행사’ 등을 통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공훈과 정신을 기리기 위한 추모행사를 다양하게 갖고 있습니다.
곧 다가오는 ‘6.25전쟁 기념일’은 우리 민족끼리 서로 총구를 겨눠야 했던 아픈 과거를 기억하고, 돌이킬 수 없는 전쟁의 상처를 보듬어야 하는 날입니다. 그 당시 포성이 멈추지 않는 전쟁터에서 조국을 위해 산화한 이름 없는 용사들과 함께 이 나라를 지켜냈던 수많은 참전 용사들에게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는 많은 분이 세상을 떠나 안타까운 가운데 최근 한 신문을 통해 중·고생들과 2030 젊은 세대들 상당수가 현충일이 무슨 날인지, 호국보훈의 달 의미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현재의 소중한 일상을 누리며, 미래에 더 행복한 꿈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전적으로 이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뒷받침된 것입니다. 기성세대뿐만 아니라 미래세대도 이 점을 분명히 알고 그들의 나라 사랑이 어떤 의미였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우리는 이들의 고귀한 희생과 나라사랑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후대에도 이를 전해야 하는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6월을 맞아 평소 잊고 지내왔던 분들은 새삼 호국보훈의 의미를 떠올리게 된다. 최근 새롭게 단장하고 문을 연 보훈누리공원(전주시 덕진구 송천동)을 비롯한 도내 곳곳에 설치된 현충시설을 둘러보고, 추모제 등 보훈문화 행사에도 깊은 애정과 남다른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이를 통해 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위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한 분 한 분의 이름을 기억하고 잊혀 지지 않도록 되새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의 말씀처럼 조국을 지키기 위한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고, 지켜나가는 것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당연한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나라의 부름을 받고 역사와 민족을 위해 돌아가신 이들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후손인 보훈 가족의 삶도 그에 못지않게 절실한 문제입니다. 이들의 희생이 가족의 비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보훈 가족이란 명예와 자긍심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우리는 감사함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들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강영석(전북특별자치도 복지여성보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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